여시아문
곽병수 지음 / 미디어숲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여시아문'의 뜻은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는 뜻으로, 경전의 첫머리에 쓰는 말. 부처에게서 들은 교법을 그대로 믿고 따르며 적는다는 뜻이며, 부처의 제자인 아난이 경전의 첫머리에 쓴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제목때문에 불교 관련 책인가 싶지만, 읽다보면 연애소설같기도 하고 종교학 책같기도 하다. 내가 불자임에도 불구하고 불교에 관한 지식이나 기본 교리, 예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된 불교 용어와 지식이 꽤 된다.

 

어릴적 함께 멀리 학교에 같이 등하교하며 다니던 남녀 친구가 어느날 남자의 출가로 헤어지게 된다. 두 집안은 물론 동네에서도 두 남녀가 결혼까지 할 수 있는 애정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남자의 출가는 이유가 확실치 않다. 가족의 잇단 죽음이나 자신의 이명이 그 이유일까?

 

혜명이란 법명으로 절 생활을 시작한 그는 대학생이 된 순지와의 만남으로 파계를 하게 되고 머무르는 절없이 떠도는 생활을 하게된다. 순지는 아이를 갖게되고, 순지를 따라다니며 공을 들이던 기훈은 순지의 친구와 맺어지게 되고, 순지의 아이는 입양을 보내게 된다.

 

암으로 얼마 살지 못 할 것이라는 순지는 절에 들어가 백팔배, 천배를 하다보니 어느새 10년이란 세월을 살게 되고 결국 출가하여 미여라는 법명을 얻게 된다.

 

혜명과 함께 절생활을 한 덕운의 사연 또한 눈물겹다. 군인이던 그는 홍수로인한 산사태가 마을을 덮치면서 아내와 두 딸을 잃는다. 그 사고로 굴속생활을 하게된 그는 결국 출가하게 되고 무인 무성을 만나게 된다. 무성이 도움을 준 인경은 무성이 사는 집으로 들어가 살게되고, 그들은 순지의 아이 동지를 맡아 키우게 된다. 무성은 동지에게 자신의 무예를 전수하고, 마지막 기를 일으킨 후 죽게 되는데 그 모든 삶을 옆에서 지켜본 덕운은 인경을 마음에 품게 된다.

 

불가에선 '인연'을 참으로 중시한다. 이 책을 읽으면 사람 사이의 인연에 관한 생각을 더 깊게 하게 된다. 얽히고 섥힌 사람들의 인연으로 우리 삶이 아름다워지기도 하고 안타까워지기도 하니 어쩌면 이 소설에서 작가는 아름다운 인연과 안타까운 인연 모두를 그려내서 우리에게 삶은 모두 인간의 인연으로 이어간다는 것을 알려주려함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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