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농담 101가지 - 농담이 힘이 되는 순간이 있다!
이록 엮음, 박정례 옮김 / 한국경제신문i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서울 변두리에 살던 국민학생 시절, 중학생이던 언니와 오빠가 어느날 동양에서 제일 큰 서점에 가겠다고 나서자 엄마께서 용돈을 듬뿍 주시면서 보내셨다. 둘이 저녁때 돌아와서는 내게 선물로 내놓은 책 중에 하나가 '어린이 탈무드'였다. 교보문고를 수업 중에 소개하시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는 언니와 오빠는 종로로 나가 서점 구경할 결심을 하고 나갔던 거였는데, 집에 남아있는 막내 동생을 위해 책을 사 올 정도로 동생에 대한 애틋함이 있었나 보다. 아무튼 덕분에 나는 한민족만큼이나 똑똑한 유대인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들의 지도자가 랍비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번에 읽은 '유대인 농담 101가지'에는 그때 읽었던 '어린이 탈무드'의 심화편 정도 되지 않은가 싶다. 몇 가지 이야기는 내가 어릴적 읽었던 탈무드의 내용이 그대로 있어서 얼마나 반갑던지...

얼마 전 정년퇴임하신 직장 상사께서 항상 하신 말씀이 '현명한 삶, 즐거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유머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유머가 없는 사람이나 유머를 이해하지 못 하는 사람은 그만큼 삶의 여유가 부족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현명한 삶을 살라고 조언하고 있는 이 책은 유머를 이해하고 내게 부족한 유머를 이끌어내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또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같은 이야기들이 교훈을 담고 있어서 누구나 쉽게 술술 읽어나가면서 내 삶에 대한 반추를 하게 한다.

[협상1]

오빠와 동생이 파이를 앞에 두고 더 큰 파이를 먹기 위해 서로 파이를 자르겠다고 싸우는 중에 힘센 오빠가 주도권을 장악하고 동생이 울자 어머니께서 말씀하신다. "네가 힘으로 칼을 빼앗아 파이를 자르게 되었으니, 동생도 한번의 선택은 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니? 네가 파이를 자르면 잘린 파이를 선택하는 것은 동생이 하도록 하자꾸나." 이 말을 듣자, 오빠는 정확하게 파이를 반으로 잘랐다.

[협상2]

두 친구가 오래도록 길을 걷다 밤에 도착한 마을에서 배도 고프고 갈증도 났지만 돈이 부족해우유 한잔을 시켜놓고 마주 앉았다. 먼저 마시라고 처음에는 양보하는듯 했지만, 한 친구는 설탕 한조각으로 자신만 먹을 욕심으로 양보를 한 것이었고, 그 친구의 욕심을 알아챈 친구는 소금을 넣어 간을 맞춰버린다.

위의 두 이야기는 요즘 우리 사회의 이기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으로 역지사지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101가지의 이야기로 우리에게 좀 더 나은 개인과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재미있게 강의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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