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네치를 위하여 - 제2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조남주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량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고 믿는다. 하지만, 요즘 세태를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참 많아 그렇게 믿는 우리를 당황하게 만든다. 우린 어려서부터 꿈꾸면 이뤄질 것이고, 노력하면 얻을 것이라고 배워왔다. 너무 인생을 아름답게만 본다고 누군가 내게 나무랄지도 모르겠지만 나도 아이들에겐 꿈꾸라고 노력하라고 가르치고 있으니 내가 믿을 수 밖에...

작가는 아무래도 나와 비슷한 연배인거 같다. 그녀가 소설에서 말하는 상황들이 내가 자라온 때의 이야기여서 훨씬 이 소설을 이해하기 쉬웠다. 정확하게는 이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의 마음이 이해하기 쉬웠다고 해야할거 같다.


TV 속의 예쁜 아이들이 체조하는 것을 보고, 동네 친구들과 제일 넓은 집에서 체조 연습을 매일 하게 되는 마니. 그녀의 이름은 고마니. 뜻은 특별히 모르겠다. 고마니란 이름과 코마네치란 이름을 연결시키면서 그녀는 자신을 고마네치로 명하고 체조에 올인하게 되는데...


조금 지적능력이 모자란 어머니와 분식집 사장님 아버지와 함께 사는 그녀의 이름은 부모님의 결혼을 반대했던 외할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이다. 그녀와 그녀의 부모님은 달동네에서 선량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특별히 착하지도 특별히 모나게도 살아가지 않는 아주 평범한 우리 이웃의 모습이다.


체조를 함께 연습하던 친구들 중에서 유일하게 체조를 위해 학교까지 옮기는 고마니는 없는 살림에 사립학교까지 다니게 되고, 결국 자본주의사회의 교육의 기본 자본의 부족으로 다시 공립학교로 돌아오게 된다. 이 사건은 그녀에게 세상을 배우는 시작이 되고, 그녀의 직장생활도 10년간 열심히 일했지만 어느날 갑자기 해고당하는 어이없는 일을 당하게 된다. 평범한 직장생활도 그녀에겐 어려웠을까? 고마니의 어머니는 그녀에게 직장을 빨리 잡으라고 닦달하게 되고, 그 와중에 그녀가 36년간 살아온 달동네는 재개발의 바람이 분다. 재개발의 바람 속에서 그녀 가족이 겪어내는 여러가지 일들 또한 우리 세대의 평범한 중산층이라면 겪어봤음직한 이야기이다.


그렇게 평범한 그들의 생활 모습이 지루할 정도로 자세하게 묘사되어 가는 이 소설은 그 묘사가 내가 살아온 나날들과 너무도 닮아서 지루한 이야기임에도 지루한줄 모르고 술술 넘어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