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견문록
김홍신 지음 / 해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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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말한다. 모두들 자서전을 꼭 쓰라고. 자서전을 쓸 정도의 사람이라면, 자신의 인생에 오점을 남기지 않기 위해 바르게 살 것이라고. 생각해보니 정말 그런거 같다. 일기를 쓰는 사람은 하루하루 자신의 일기에 좋은 내용을 담기 위해 더 열심히 살아갈 것이다. 자서전을 꼭 써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자서전에 담을 내용을 위해서라도 타인에 대한 배려와 정의의 실현이라는 큰 목적이 아니더라도 따뜻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는 김홍신의 만년필 이야기와 어머니 이야기가 이 책에서 눈에 밟히는 이야기이다. 컴퓨터 시대에 이어령교수님께서도 김홍신에게 이젠 글을 컴퓨터로 쓰라고 하실 정도인데, 아직도 만년필만 고집하는 작가는 손목이 아프고, 만년필 길들이는데 시간이 걸려도 굳이 만년필을 고집하면서 글을 쓴다고 한다. 그의 책상서랍 속 수많은 만년필 중 이제는 하나씩 기부에 내놓으면서 또 그 빛을 발하는 만년필. 컴퓨터라면 개인정보다 뭐다 해서 그렇게 쉽게 기부에 내놓을수도 없을 것인데, 만년필이니 좀 더 쉽게 기부할 수 있지 않을까? 김홍신 작가의 기부를 위해서라도 만년필로 작품을 쓰는 작가님의 습관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 '행복은 당신 곁에 아날로그로 찾아옵니다'라는 글귀와 함께 참 인상적이었다.

김홍신 작가의 어머니는 동네 잔치 음식을 도맡아 하실 정도로 음식 솜씨가 좋으셨는데, 그 시절의 어머니답지 않게 자식들에게 잔치집에 음식 구걸하러 다니지 못하게 하셨다고 한다. 참 바르게 자식들을 키우시느라 눈물겨운 결단을 내리는 어머니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인생이란 먼 길을  잔뜩 짊어지고는 못 가니 내려놓고 가볍게 걸어가라고 하는데, 세월이 흐른 뒤에 자신이 짊어진 무거운 등짐은 자신이 마음속으로 퍼담은 욕심이라는 것을 알게된다고 한다. 그 욕심을 돌이켜보며 후회하는 인생이 아닌 적절한 욕심을 유지하면서 사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마는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내려놓고 가볍게 걸어가는 법을 연습해볼 수 있도록 이 책은 이끌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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