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어 사랑하라
오음 지음 / 답(도서출판)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파스텔톤 표지, 작게 그려진 유니콘, 이 책은 겉모습으로 일단 내게 아스라한 추억을 자극한다.

나는 여행을 좋아하지만, 혼자하는 여행은 딱 2번의 경험 뿐이고 그나마 모두 국내여행이었다.  서른되는 기념으로 떠난 첫번째 여행에서 여자혼자라는 이유로 30분마다 내 안위를 걱정하는 모텔주인의 전화는 처음 떠난 내 홀로여행을 망치기에 충분했고, 마흔에 떠난 두번째 홀로 여행에선 여행하다 선배를 만나 홀로여행이 아닌 여행이 되어버렸다.

해외로 떠나는 여행은 머리쓰기 싫어하는 내 단순함때문에 항상 패키지였는데, 단 한번 아닌 경험은 뉴질랜드에서 연수중에 주말을 이용해 떠난 여행이었다. 관광안내소를 통해서 현지 여행사를 끼고 떠난 여행이었는데, 연수중이던 우리 일행을 데리고 간 여행사 사장은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였고 여행의 첫번째 조건이 자신의 장애인 친구와 함께 동행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흔쾌히 허락했었고 함께 떠난 그 여행에서 작은 랏지에서 머물면서 즐겼었다. 그당시 머물렀던 곳의 방명록엔 그곳에 머물렀던 한국인 여행객들의 글도 많았었는데 그 많은 글을 읽으며 이들은 어디로 떠났을까 이야기 하며 밤새 얘기한 기억이 있다.


이 책을 읽는내내 작가 오음에 대한 궁금증이 모락모락 커졌만 간다. 인도에서 시작한 여행을 인도에서 끝내고자 하는 그의 감성은 어쩌면 그당시 내가 읽었던 방명록의 여행객의 감성과 어쩌면 그리도 닮아있는지...

오음의 글에도 묵은 숙소에서 앞서 들른 여자의 방명록을 보고 어디로 떠났는지 알게 되고 그 뒤를 따라가게 되기도 한다.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의 뒤를 따라가면서 여행하는 사람은 자신이 여행하는 곳의 아름다움과 함께 자신의 감정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끼는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여행하는 곳의 풍경사진과 만난 사람들의 사진, 아이들의 사진을 함께 실어놓은 이 책은 질좋은 사진을 싣기 위한 덕분인지 책의 종이가 활자보다는 사진을 위한 질좋은 종이이다. 한장한장 넘길때마다 작가의 추억을 훔쳐보는 느낌이어서 드라마를 보는 느낌과 비슷하달까...


매번 여행사 패키지만 찾던 나인데, 아무래도 이번 휴가에는 비행기표부터 숙소까지 내가 정하고 어디를 볼것인지 어떤 경로를 돌 것인지 무엇을 현지에서 사고 먹고 써볼 것인지 한번 계획을 세워봐야겠다. 용감무쌍하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