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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미스터 갓
핀 지음, 차동엽 옮김 / 위즈앤비즈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어린왕자의 보아뱀이 코끼리를 삼킨 모습을 그린 그림을 보면 우린 정형화된 생각으로 '모자'라고 대답한다.
이 책의 안나는 어린왕자의 보아뱀 처럼 세상의 모든 그림자는 선으로, 그 선 그림자는 또다시 점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어떤 점이던지간에 그 안을 파고들면 내가 춤추는 모습일수도, 네가 밥먹는 모습일수도, 우리가 기도하는 모습일수도 있다고 말이다.
오랜만에 읽어보는 가슴 깊이 울림이 있는 책이었다. 핀은 실존 인물 안나에 대한 책들을 저술하면서 어느 책에서도 자신의 정확한 신상을 소개하고 있지 않은 신비의 작가라고 한다. 이 책은 '무지개 원리'의 저자 차동엽신부님께서 유학시절 소개받은 책을 너무도 감동이 깊어서 소개해주려고 번역하신 것을 20년이 넘은 오늘날에야 빛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시간을 저축한다는 어른들을 보면서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려던 모모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제제처럼 어린 안나는 하늘에서 온 천사, 요정인것처럼 세상을 넓게 보는 안목을 가지고 있다. 우린 가끔 어린이의 눈으로 본 세상을 접하고는 유머처럼 웃어넘기고는 하지만 그들의 시각이 얼마나 정확한지는 또한 그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접할때마다 느끼고는 한다.
어린시절, 사과궤짝에 든 쌀겨 속의 사과를 찾아내기 위해 손을 쌀겨 속으로 넣고 휘저을때는 뭔가가 내 손을 잡아먹을 듯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젠 더이상 사과궤짝 속에 뭔가가 있지 않기에 우린 상상의 나래를 펼 기회조차도 잃어가고 있다. 또한, 화려한 미래를 위해서 앞으로만 진격하기를 배우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안목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질 틈이 없이 정답만을 빨리빨리 내뱉어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이고 내가 잃어가고 있는 것은 순수함 뿐만 아니라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얻을 수 있는 세상에 대한 영리함 또한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