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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폴리스맨 - 자살자들의 도시
벤 H. 윈터스 지음, 곽성혜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1999년에는 20세기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2000년이 되면서 그야말로 지구종말이 오지나 않을지 세상이 뒤집힐정도의 컴퓨터대란이 일어나진 않을지 걱정했었다. 그리고나서 2000년 1월 1일 아무일 없이 날이 밝자 한낱 걱정에 불과했다는 것에 안도도 하고 그런 것을 믿었었다는 나의 어리석음을 책망하게 되었다.
그런데 몇 년전 상영되었던 영화 '2012'를 보면서 또 아무래도 2012년에 종말이 오고야말것 같았다. 하지만 또한 아무일 없이 2013년이 밝았고, 요즘 나오는 설국열차라는 영화를 보면서 정말 인간의 상상력은 참으로 많은 것을 바꿔 놓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운석과 부딪쳐 지구의 종말이 오기까지 남은 날이 6개월.
과학적으로 예고된 종말에 대비해 사람들은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직장을 관두고, 나름의 계획으로 종말을 맞이할 준비를 하게 된다.
맥도날드 화장실에서 발견된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남자의 사체.
그런데, 헨리 팔라스 형사만이 자살이 아닌 타살로 느낌을 받는다. 증거에 의한 추정이 아닌 그저 현장을 보고 예리한 형사의 육감으로만 말이다.
내일 지구가 망해도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심정인지, 아니면 다른 특별한 일을 생각해내기 귀찮은건지 그저 형사로서의 책임을 다해 조사를 하는 헨리.
언젠가 농담처럼 친구가 범죄의 이유는 돈, 이성, 마약 딱 세가지라더니, 이 책에서 사건의 전말이 밝혀질수록 정말이지 세가지 이유만이 범죄를 일으키는건 아닌지 의심하게 되었다.
지구의 종말을 앞에 두고서도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한 인간의 악랄함도 끝이 없다는 사실은 슬프게 만든다.
헨리의 여동생 니코가 남편 데릭을 찾아달라고 헨리에게 매달리고, 그 실종사건을 조사하면서 또한 종말에 대비해 우주로 대피하려던 어리석은 데릭의 모습을 접하게 된다.
읽는 내내 속도감이 있거나 흥미진진하지 않았지만, 자꾸 세상을 돌아보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