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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황제 - 조선 마지막 황제 순종의 도쿄 방문기
박영규 지음 / 살림 / 2011년 11월
평점 :
'조선 황실의 마지막 가는 길, 도쿄로 가는 길' 위의 황제였던 순종.
우리는, 아니 나는 역사에 대해서 많이 약하지만 특히나 조선의 왕에대해서는 [태정태세~~]라고 왕조순서만 외우는 정도 밖에는 잘 모르고 있다.
순종은 우리 조선의 마지막 황제임에도 그저 마지막 황제로서 순종이라는 이름만 존재할뿐, 그에 대해서는 덕혜옹주만큼도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
몇 년 전, 태국과 브루나이를 여행하면서 느꼈던 우리나라에도 아직 왕가가 존재한다면 하는 아쉬움이 기억난다. 가벼운 TV드라마에서 다루는 아직도 우리에게 왕가가 존재한다면 하는 내용도 그저 즐겁게만 다가오지는 못 하는 이유가 우리의 황제 마지막 가는 길이 너무도 슬펐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11월초, 경복궁에 갔을때 전체의 40% 정도가 복원되었다는 안내사의 말씀을 들었다. 그 중 명성황후께서 시해당한 '건청궁'은 특별히 고종께서 흥선대원군에게서 독립하는 의미로 자신의 재산으로만 지은 궁이라는 특별한 의미도 있다고 했다. 아직 단청이 없어서 그저 민속촌의 양반집처럼 보이긴 했지만, 그 곳은 고종과 명성황후께서 마지막까지 지내신 곳이어서 그 느낌이 남달랐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요시히토 일왕과 이토 히로부미, 소네 아라스케, 데라우치 마사타케, 하세가와 요시미치, 사이토 마코토와 이완용, 윤덕영, 민병석 등의 인물과 안중근과 같은 열사도 가까이 있는듯 그려진다. 순종의 입장에서 쓰여진 글 때문에 더 사실적인 느낌이기도 하다.
순종이 몸이 약해 일왕을 만나러 가는 길을 극구 사양하려했던 고종. 고종의 아버지된 마음을 헤아려 결국은 일본으로 일왕을 만나러 가지만 순종의 그 여행은 결코 아름답거나 평안한 여행이 아닌 부랑자의 방랑보다도 더 마음 아프고 쓰라린 여행으로 그려진다.
순종의 입장에서 다양한 자신의 처지를 꿈으로 꾸고, 3.1운동을 바라보고, 황태자 유길과 이야기하고, 끊임없이 조선의 독립을 꿈꾸는 모습을 자세히 내적으로 표현해 그나마 평민보다도 못한 삶이었다는 마지막 황제로서의 삶을 우리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그려내었다.
고종에게서 전해받은 "공민왕을 잊지마라."는 메세지를 황태자인 유길에게 남기면서 어쩌면 100년 동안 조선황실이 그 존재감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순종의 생각은 안타깝게도 그에게서 끝나고 우리는 순종을 비운의 마지막 황제로 밖에 기억할 수 없다는 역사가 슬플 뿐이다.
고종, 명성황후, 순종, 덕혜옹주, 유길, 평길에 대한 역사적인 재조명이 더 깊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