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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상자 ㅣ 꿈꾸는 달팽이
루스 이스트햄 지음, 김경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유고슬라비아 내전은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뒤바꿔버렸다.
그로 인해, 나 알렉스는 아버지 타타와 어머니 마마 그리고 동생 니쿠와의 삶을 그리 오래 지속하지 못 했다.
타타와의 첫 기억이 수영을 배우는 장면인 알렉스는 동생 니쿠를 물 속에서 끝까지 잡고 있지 못 했다는 자책으로 수영을 다시는 하지 못 하는 아픔을 간직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전쟁의 모습을 알게 되는 것은 종군기자들의 노력으로 찍힌 사진과 들려오는 소문이다.
그 사진 한장으로 윌리엄 할아버지는 사진 속의 어린아이가 너무도 불쌍하게 느껴져 아들부부에게 그 사진을 보이고, 같은 생각으로 그들 가족은 알렉스를 입양하게 이른다. 알렉스에게는 빅토리아 누나, 레너드, 소피라는 형제도 함께 생겼지만 그들과의 사이에서 특히 레너드의 알렉스에 대한 자신의 것을 빼앗아 간 아이로 느끼는 상실감 때문에 가족내에서는 알게모르게 힘들어한다. 그가 기댈 곳은 할아버지 한 분. 윌리엄 할아버지는 치매의 시작으로 점점 기억을 잃어가고 해야할 일과 하지말아야 할 일을 뒤죽박죽 섞이게 하고있고, 헛것도 보시는듯 하다. 그럴수록 아버지와 어머니는 윌리엄 할아버지를 요양원으로 보낼 생각을 하고 계획을 세워 나가고...
나 알렉스는 할아버지의 아픔을 어렴풋이나마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 아픔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한다.
다락방 안에 가둬져 있는 진실들과 맞닥드리기 위해 열쇠도 찾고, 아버지를 길러준 고모할머니와 도서관에 일하고 계신 사서아주머니까지 찾아가 옛 이야기를 듣는데 그 모든 진실을 조합하여 이야기가 완성되기에 시간이 촉박하고 너무도 깊게 숨겨진 이야기가 그 작업을 힘들게 한다.
잠깐씩 제정신일때의 할아버지는 알렉스에게 절대 자신을 노인요양원에 보내지 말아달라고 애원하고, 가족이 없는 슬픔과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알렉스는 할아버지의 애원을 지켜주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모든 것이 밝혀지고, 그 진실을 가족에게 전하게 되는 알렉스의 모습은 그 어떤 전사의 모습보다도 용감하고 그 어떤 현자의 모습보다도 빛나보인다.
또한 물에 빠진 소피를 구해내면서 자신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게 되는 알렉스에게 레너드를 비롯한 가족들은 용기를 주고 항상 알렉스를 사랑하는 가족이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
자신이 아는 아픔이기에 할아버지를 더 따뜻하게 보살피고, 할아버지의 과거를 캐내어 그 아픈 진실에 가족들이 모두 할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게끔 만드는 알렉스는 아름다운 청년이다. 그의 진실을 밝혀가는 과정이 이 책의 주 내용인데 결국 자신의 아픔까지 이겨내는 모습에 책을 읽으면서도 박수를 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