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그 녀석
한차현 지음 / 열림원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90학번 우리는 2000년대에 대한 불안과 기대로 떨리던 마지막 10년을 시작하는 때여서였을까? 90학번이라는 이유로 선배들에게 '부르주아'학번이란 소리를 들으며 지냈던거 같다. 요즘 대학생들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시대도 아니고, 똑같이 핸드폰도 삐삐도 없던 시절이었는데도 80년대 학번인 89학번 선배들은 이 시대를 살아남은 열사 취급을 했고, 우리 90학번은 오렌지족 취급을 받았더랬다. 그래서일까? 우리 90학번들이 지나가는 세대일때마다 새로운 우리의 문화가 형성되는듯 하니 말이다.

 



 

한차현 작가의 글처럼 수많은 일들이 있었고, 수많은 변화가 문화적으로 팽배하던 시절에 대학생활을 했으니 우리가 겪은 사랑 또한 그 얼마나 버라이어티 했겠는가.

 



 

남자의 입장에서 쓰여진 이 사랑소설은 보통의 로맨스소설처럼 달달하거나 가슴저리게 뭉클하지는 않다.

 

그저 문화적으로 격동의 시대였던 1990년부터 1995년 사이의 젊은이들의 사랑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준다고 생각된다.

 



 

90학번 차현은 88학번 여자선배에게 사랑을 느끼고(느낀다고 생각하고), 그 사랑이 알티선배로 인해 깨질 처지가 되자 그 나이 청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술마시기, 울며 매달리기 등의 방법을 취해보지만 소용없다. 그 때, 그 절절한 연애의 상담자로서 항상 옆에 있어주던 여자친구 은원에게 자꾸 기대게 되고, 그 사이 둘사이엔 모르게 사랑이 커진다. 1990년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데이트 방법은 이 글에 나와 있는 방법들이 거의 다였다. 종로나 신촌, 명동을 돌며 술 마시고, 영화보고, 춘천 가보고, 놀이공원가고, 월미도 가서 소리지르며 놀이기구 타고...

 

그러다 어느 순간 노래방이라는 새로운 놀이문화가 생겨나면서, 비디오방과 노래방을 자주 들락거리게 되었었다.

 

요즘처럼 넘쳐나는 멀티방이나 PC방은 없었으니 노래방과 비디오방이 얼마나 고마운 공간이었던지...

 



 

대한민국 연인들의 헤어짐의 제일 큰 원인인 군대생활에도 꿋꿋이 버텨 기다려준 은원이 자신의 발전을 위해 콜롬비아로의 유학을 선택하자 차현은 괴로워하지만, 결국 그들은 사랑을 지켜낸 승리의 연인들이 된 것이다. 자신들의 사랑이 권태기에 들어섬에도, 옆에서 들어오는 선이나, 예쁜 후배의 유혹에도 꿋꿋이 견뎌낸 그들의 사랑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대학시절 CC의 결혼 성공률이 그리 높지 않은 걸 생각해볼때, 그들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연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목에선 '사랑, 그녀석 참 어렵더군'이라고 생각되었는데, 읽다보니 '사랑, 그녀석 참 기특하군'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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