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 연습
아가타 투진스카 지음, 홍은주 옮김 / 다른세상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소설가, 시인, 전기작가, 대학교수, 저널리스트이자 연극인인 아가타 투진스카는 두 아이의 아빠인 헨릭과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서 곧 결혼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었고, 서로 떨어져서 가끔 만나지만 핸드폰과 비행기라는 현대문명의 편리한 기기로 인해 서로 떨어져 있다는데 불편함을 느낀 적이 별로 없다고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연습'이라는 것은 인생에 통하지 않는다. 그것도 이별 앞에서는 더한 것 같다.

 

나의 경우, 일로 만난 태국의 친구들이 일주일 한국에서 머물다 갈때도 매번 공항에 서서 눈물바람을 한 것을 보면 이별은 특히나 연습을 해도 쉽게 넘어가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짧은 이별이 아닌 내 옆에 있어야 할, 아니 마땅히 옆에 계속 있어줄거라 믿던 사람을 잃어야 한다면 그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 짧은 시간을 마땅히 인생을 즐겨야 할 시간에 환자를 위해 투병생활에 온 힘을 써야 하는 가족과 친구들은 가지고 있는 모든 에너지를 그냥 소모하게 되고 어떤 즐겁고 재미있고 유쾌한 농담에도 웃음을 잃게 되고 소진되어 간다.

 

 

 

아가타는 헨릭의 뇌종양(그것도 가장 어려운 부분의 뇌종양)에 맞서 그를 돌본다고 생각하지만, 헨릭은 병 앞에 항상 의연한 모습으로 이겨내려고 한다.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사람은 제일 먼저 분노한다고 한다.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겼는가에 대한 부질없는 상대에 대한 분노 말이다.

 

헨릭은 사랑하는 이들을 두고 떠나야 하는 입장이고, 아이들과 아가타는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입장에서 양쪽 모두는 '상실' 연습을 한다고 생각된다.

 

헨릭은 자신의 힘의 상실, 기억의 상실, 능력의 상실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고, 아가타는 완벽하다고 생각되던 헨릭이 힘을 잃어가고, 기억을 잃어가고, 능력을 잃어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사랑하는 사람을 놓아야 하는 상실의 연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모든 지쳐가는 과정 속에서 그들은 나름의 유쾌함을 잃지 않고, 어려운 시간을 그야말로 '' 보내고 있다.

 

 

 

아가타는 돌이켜 기억하기도 힘든 그 시간을 기록으로 자세히 남겼다. 그 이유는, 다른 사람들은 자신보다 더 '' 시간을 보내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한다.

 

누구나 한번은 겪어야 하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하는 힘든 시간을 보다 잘 보내기 위해서는, 지금 옆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더욱 사랑하고 더 자주 사랑을 표현하여야 한다고 말한다.

 

 

 

삶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사랑하는 사람과 충분히 사랑하고 있는지,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하는데, 이 책을 읽는 시간 동안 나는 다시 한 번 내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나의 태도를 돌이켜 보며 반성해 보게 된다.

 

그렇다면 아가타의 의도는 내게 잘 전달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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