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박범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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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시절, 우리는 있어보이기 위해 짧은 영어 단어를 쓰곤 했다.

그 중 하나가 '비즈니스'이다.

그당시엔  '업무차 어디어디 갑니다.' 보다 '비즈니스 관계로 어디어디 갑니다.'라고 하는 것이 더 있어 보였을 것이다.

 

이 글의 시간적 배경은 요즘, 공간적 배경은 중국과 가까운 서해의 'ㅁ시'이다. 'ㅁ시'는 신시가지로 구시가지인 'ㅍ시'와 구분된 곳이다. 우리 수도권의 신시가지인 분당이 자기네는 주소는 성남시라고 쓰지만 성남이 아닌 분당이라고 주장하고, 평촌이 안양시에 속하지만 안양이 아닌 평촌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비슷하게 'ㅁ시'는 신시가지이므로 'ㅍ시'와 구분되려 하는 사람들이 산다.

 

서울에서 그 곳으로 내려갈 수 밖에 없었던 주인공은, 남편과 아들이 있는 평범한 주부이지만 비즈니스를 하게 된다.

그녀가 비즈니스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은 하나밖에 없는 아들에게 우리나라의 사회 생활에 필수인 학연, 지연을 만들어주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

그 비즈니스가 아무리 화류향이 날지라도, 하나뿐인 아들이 외고를 들어가는 방법이라면 그녀에겐 훌륭한 비즈니스일 뿐인 것이다.

그녀에게 그 비즈니스를 소개해준 그녀의 친구 주리는 대학시절부터 '스폰서'를 등에 업고 명품을 사용하며 학비많이 드는 사진학을 공부하고, 돈있는 집안으로 결혼하기까지 완벽한 스폰을 받았다.

그런 그녀에게 화류향이 날지라도 그 비즈니스는 이 사회를 살아가는 아주 정당한 방법 중의 하나인 것이다.

 

이 책 속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비즈니스를 갖고 있다.

옐로우라는 닉네임으로 만난 그는 신시가지의 있는 집만을 터는 '타잔'을 업으로 하여 살아가며, 주리는 버젓한 가족과 남편을 두고 즐길 수 있는 화류향나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으며, 거기에 나(칼라)도 동참하게 된 것이다.

 

그 모든 일종의 더러운 업이 모두 비즈니스라는 이름으로, 그 비즈니스를 해나가는 모두는 비즈니스맨과 비즈니스 우먼으로 미화되어 표현되어진다.

 

결국 도망치는 그와의 동업아닌 동업관계가 경찰에 의해 밝혀지고, 화류향나던 비즈니스도 남편에게 까발려진 상황에서 그녀는 스스로 집을 나와 떠나간 그의 하나뿐인 자폐아들 여름이와 살아가게 된다.

그렇게 악을 쓰며 돈을 벌던 이유였던 자신의 아들과 남편에 대한 그리움도 별로 갖지 않고 말이다.

 

우리는 우리가 행하는 모든 더러운 업들을  비즈니스라는 말로 포장해서 스스로를 미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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