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자 오리하라 이치의 ○○자 시리즈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소영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현대사회의 많은 범죄들 중 해결사건이 몇 퍼센트나 될까?

아마 과학의 발달로 과학수사대가 많은 증거품들을 분석하며 범죄에 대한 해결이 분명 높아지긴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모두 사람의 일이라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아직도 길거리를 버젓이 배회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내 옆에서 생활하고 있다면 얘기는 좀 더 무서워진다.

 

도망자는 오리하라 이치의 '~자' 시리즈 중 하나이다.

실제 일본에서 있었던 호스테스 동료 살해사건의 범인이 공소시효 21일 전에 붙잡히면서 일본 전역을 떠들석하게 했고 작가는 그에서 모티브를 얻어 도망자를 썼다고 한다.

주인고 도모타케 지에코의 어려서부터의 삶은 평범하지 않다. 싱글맘으로 자신을 낳고 나간 엄마때문에 조부모와 생활하며 똑똑한 머리 덕분에 앞날이 창창했던 그녀가 할아버지 그리고 뒤이은 할머니의 죽음으로 그나마 평탄하게 살고 있던 삶이 흔들리고 그때 바로 나타난 엄마와 생활을 하게 되면서 평범한 대학생활을 꿈꾸던 그녀의 삶은 살짝 꼬이기 시작한다.

 

어려서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인생에서 평탄하게 지낼 확률이 높은가?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스라고 답할 것이다.

사랑을 받은 사람만이 사랑을 줄 수 있다고 했던가, 지에코는 조부모에게서 받은 사랑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많았는지 엄마의 남자 아이를 갖게 되고 그 아이를 호적에는 동생으로 올리면서 또 한번 인생은 꼬인다.

 

돈 많은 부동산업자와 결혼하면서 풀리나 했던 삶은 남자의 의처증 증세와 폭력으로 얼룩져 또 꼬이게 되고, 그로 인해 그녀는 '교환살인'이라는 무서운 행동을 꿈꾸게 된다.

죽을만큼 힘들기 때문에 그 원인을 없애기 위한 그녀의 행동은 어쩌면 자기방어이다. 이 세상의 많은 남자들이 자신보다 약한 부인과 딸 등 가족을 힘으로 제압하면서 가정 안에서 군림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가정파괴와 가정폭력에 시달린 가족들의 범죄가 벌어지니 말이다.

 

지에코의 '교환살인'은 그녀가 살인 후, 병원에서 우연히 도망을 치면서 그 하이라이트가 시작된다. 15년이란 공소시효를 무사히 넘기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도망치게 되는 그녀. 평범한 사람들 속에 녹아들어 삶을 유지하는 모습은 가히 지능적이다.

 

인터뷰 형식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사건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인터뷰를 한다. 다만 누가 인터뷰를 이끌어가는지는 독자의 상상에 맡겨진채.

처음에는 법정인가? 다음에는 도망치다 만난 사람인가? 그러다 형사가 인터뷰중인가? 이렇게 다양한 생각들을 하다가 그저 모든 독자들이 물어보고 싶은 내용을 작가가 대신 물어주는 형식 아닌가 하고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15년동안의 지에코의 도망생활을 파란만장하게 적어두어 '도망자'이다. 그러므로 손에 땀을 쥐는 스릴보다는 그녀의 치밀함에 혀를 내두르며 읽으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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