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인 러브 판타 빌리지
로라 위트콤 지음, 나선숙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독특한 소재로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고스트 인 러브'

기껏 내 상상력의 한계는 10여년전 보았던 영화 사랑과 영혼에 머물렀다.

 

어찌보면 영혼끼리의 사랑이라는 소재때문에 나의 흥미가 더 끌렸는지도 모르지만, 이 책은 이 여름 약간의 서늘함과 가슴 따뜻한 로맨스 이야기 두가지 모두가 녹아있기 때문에 더욱 만족스러운가보다.

 

제임스와 헬렌은 죽을 당시의 죄책감때문에 천상으로 오르지 못 하고 이승을 떠도는 영혼이다.

각각 85년전 130년전 죽은 영혼이지만, 죽을 당시의 나이로 머물러 있기에 둘은 친해질 수 있었고, 사랑에 빠질 수 있었다.

 

살아있으면서도 삶에 대한 불만으로 육체를 버리고 떠난 영혼에 의해 남겨진채 살아가는 빌리와 제니.

 

제임스가 먼저 빌리의 몸을 빌어 삶을 살기 시작하면서, 호스트에 매달려 살고 있던 헬렌을 알아본다.

자신을 알아보는 자신과 똑같은 처지의 영혼이 있다는 것에 놀라고 감사한 헬렌은 제임스와의 대화를 통해 그를 사랑하게 되고 영혼으로서는 느낄 수 없는 감각들을 느끼길 원하게 된다.

 

결국 헬렌은 자신의 호스트인 브라운씨를 버리고 빌리의 몸을 빌린 제임스를 호스트로 맡게 되는데...

 

오감중에 청각과 시각만이 살아있는 영혼. 그러나 그 영혼들은 사랑, 안타까움, 미움을 느끼는 정신은 살아있다.

자신이 느낄 수 없는 미각과 촉각, 후각을 느끼기 위해서 헬렌은 제임스와 함께 영혼이 빈 육체를 찾게 되고, 마침 제니의 몸으로 들어가게 된다.

 

약물 중독과 각종 사고의 주범이던 빌리와 지독한 기독교 집안에서 폐쇄적으로 키워진 제니는 모두 육체를 버리고 영혼이 떠날만큼 상처받은 사람들이고, 그들의 몸을 빌어 사랑을 나누게 되지만 제임스와 헬렌은 상처받은 빌리와 제니로 살게 되면서 같은 상처를 느끼게 된다.

 

그들의 몸안에서 자신들의 과거를 기억해내고, 서로의 과거 상처를 위로하며 살게 되지만 그들에게는 넘지 못 할 산들이 너무 많다.

 

결국 모든걸 제자리로 돌려야 하는 때가 돌아오자, 제임스는 빌리의 영혼을 불러내기 위해 애를 쓰게 되고 먼저 떠난 제임스를 보며 헬렌도 스스로 자살을 시도하는데...

 

주인공 헬렌은 자신의 기억을 완전히 떠올리고, 50년이 넘게 자신을 불러왔을 머리가 하얗게 된 자신의 2살 아이를 만나게 된다.

자신의 실수로 2살된 딸이 죽었을거라고 생각하고 이승을 뜨지 못 했던 헬렌은 그렇게 자신의 딸아이의 과거를 모두 보게 되고 그제사 하늘로 올라갈 수 있게 된다.

마찬가지로 제임스 또한 자신의 동료 죽음 앞에 괴로워했던 과거의 모습을 떠올리고, 동료의 위로로 위안을 받게 된다.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두 영혼의 영혼으로서의 재회하는 마지막 장면은 꽤 감동이다.

 

영혼으로서 규칙을 어기면서 규칙을 알아내는, 규칙을 모르는 그들의 모습은 어쩌면 좌충우돌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 작가의 노력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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