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
김종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종이에 살짝 베인 상처에 못지 않게 아프고 쓰린 상처가 손톱에 긁히거나, 찍힌 상처이다.

요즘은 예쁘게 한다고, 손톱을 길어서 다듬고, 색을 입혀 다니는데,  가끔 이 아름다운 내 손톱이 나를 공격하는 경우가 생긴다. 얼마 전 손에서 떨어지는 볼펜을 잡으려다 반대편 손등을 손톱으로 긁었다. 얼마나 쓰리고 아프던지...

 

표지 그림부터 심상치 않다. 자신의 얼굴을 두 손으로 훽 돌려칠거 같기도 하고, 긴 손톱으로 얼굴을 그어내릴것 같기도 하다. 벌써 핏방울이 몇방울 튀어있다.

다 읽고나니, 책 표지가 더 무섭다.

 

'라만고'

처음 들어보는 단어이다.

악몽을 꿀 때마다 내 손톱을 먹어치우고, 본연의 영혼을 지옥으로 내치고 그 육신에 깃들어 원 소유자로 살아가는 심판자.

 

악몽으로 인해 잠들기가 무서운 32살의 이혼녀 홍지인. 그녀는 네일아티스트이지만 자신의 손톱이 꿈꿀때마다 새끼손가락부터 하나씩 빠져나가는 것을 찾을수도 없고 그저 당하고 있을 수 밖에 없다.

 

예지몽도 현몽도 아닌 사악한 짐승(?)들이 살육을 하는 현장에 그 살육자의 몸에 빙의되어 사건 현장을 그대로 보고 느껴야만 하는 그녀.

둘도 없는 친구 민경과 그녀의 애인 세준까지도 그녀의 꿈에 나타나게 되고, 이야기는 결말로 치닫게 된다.

 

'라만고'에 당하는 사람들이 홍지인을 알아보게 되고, 그녀에게 대처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그녀를 공격하기도 하는 상황을 모두 겪으며 그녀는 깨닫게 된다.

 

10개의 손톱을 라만고에게 빼앗기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라만고'에 대한 진실.

 

'라만고'는 '거울속의 나'라는 행려병자의 이야기를 자꾸 곱씹게 되는 그런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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