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슬픈날 가장 행복하게 웃는 법 배우기

리버 보이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7년 10월

 
표지를 보면, 묘한 기운이 도는 강위에 떠있는 작은 나룻배에 한 소녀가 서서 숲의 도깨비불을 보고 있는 듯한 모습이 그려져있다. 이 표지의 그림을 보면서, 내가 이 소녀처럼 멍하게 강 위에 서있는 느낌이었다.

어딘지 모르게 빠져들고 있는 느낌... 매직아이 같다고나 할까...

 

아무튼, 일단 책을 읽기 시작 전부터 책에 빠져들기 부터 했으니 얼마나 이 책에 흥미를 느꼈겠는가 하는 말이 나는 하고 싶은 것이다.

 

"인생이란, 가장 슬픈 날 가장 행복하게 웃는 용기를 배우는 것"

 

대학때 영문학 시간에 배운 어느 글에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참 이상해요. 자꾸 내 안에 살아있는 사람보고 다들 죽었다고만 하네요. 그 사람은 죽은게 아니에요. 내 안에 있으니까요. 내가 그를 기억하고, 그가 내 기억 안에 있고, 내가 이렇게 살아있는데, 어찌 그 사람을 죽었다고 하겠어요?"

 

제스의 할아버지는 15살 나이에 모든걸 화재로 잃고, 고향을 떠난다.

그리고, 다시 하늘로 가야만 할 때라고 생각되는 때에 고향으로 아들, 며느리, 사랑하는 손녀와 함께 그 고향을 찾는다. 그림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던 할아버지와 그런 할아버지를 가장 잘 이해하는 손녀 제스. 할아버지의 강 그림을 완성시키기 위해 제스는 노력하지만, 결국 할아버지는 그림을 완성하지 못 한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할아버지 고향에서 제스는 강에서 수영하던가, 강가를 거니는 소년(리버보이)을 자꾸 마주치게 된다. 리버보이에게 자꾸 호기심이 생기고, 리버보이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강의 진원지에 새벽에 나가서 리버보이의 바다까지 수영해서 함께 가보자는 제안에 다시 걸어서 돌아오고 만다.

돌아온 후, 제스는 할아버지의 고향친구 알프레드 할아버지로 부터 할아버지의 어려서 소원이 바다로 가는 것임을 듣고는 리버보이가 할아버지의 모습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달려나가 리버보이를 찾아 수영을 하고 결국은 제스를 기다려준 리버보이와 만나게 된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유골과 함께 다시 강의 진원지로 오른 제스. 할아버지의 유골분을 뿌리고 리버보이가 그랬던것처럼 폭포에서 멋지게 뛰어 내린다.

 

서양사람들은 개인주의여서 가족의 끈끈한 정이 없다? 이런 생각을 해왔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빨리 생각을 고쳐야 한다.

아픈 할아버지와 그 할아버지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함께 휴가를 떠나는 가족, 그리고 할아버지 곁에서 할아버지의 손발이 되어 항상 걱정해주는 손녀. 또, 그림을 보면서 어떤 마음인지 다 파악하고 있는 제스의 어머니.

 

가족이란 그렇게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표정만 봐도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참고 있는지, 아픈지, 어떤지... 모두 알 수 있는게 아닐까?

 

약간은 환타지스러운 내용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우리 정서와 맞아서 쉽게 읽었다.

우리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 '정'이 듬뿍 묘사된 이 소설이 청소년만을 위한 책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