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 가든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책표지에 나온 그림, 카페오레 볼.

주인공 가호는 카페오레 볼에 홍차를 마신다. 가호는 안경점에서 일한다. 예쁘게 손톱을 길러 매니큐어를 바르고, 아주 어려보이는 얼굴에 작은 몸집으로 매니큐어를 바름으로 어른임을 느끼는 소녀의 감성을 가진 여자다.

그녀는 쓰쿠이와 헤어지고 다시 남자를 사랑하지 못 하고 있다. 쓰쿠이와의 추억을 비스킷 깡통 속에 넣어두고, 힘들때마다 꺼내보곤 한다.

지금 그녀는 안경점에서 시바하라와 파트너 사이이고, 그녀를 사랑하는 나카노의 마음을 적극 받아들이지 못 하고 그저 그렇게 나카노와 친밀하게는 지내는 사이이다.

 

나카노는 가호를 사랑한다. 그녀가 시바하라가 안경점에 안과검진을 하는 날이면 항상 외박을 하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에 대한 애정을 끊임없이 표현한다. 그녀의 비스킷 깡통을 보고는 버려야할지, 한장 훔쳐내야할지를 고민하면서도 그냥 두고볼수밖에 없는 소심한 사람이다.

항상 그녀를 위하는 마음에 먼저 그녀의 마음을 읽고 떠나려 하지만, 그녀에 의해서 다시 그녀의 마음 안으로 성큼 들어가게 된다. 아마도 그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음이리라...

 

가호의 오랜 친구 시즈에는 키가 크고, 다리가 긴 미술교사이다. 그녀는 멀리 사는 세리자와와 연인이지만, 아내와 딸이 있는 세리자와의 상황으로 불륜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 상황에 너무나도 만족하고 있고, 가호가 빨리 쓰쿠이의 기억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있다.

세리자와는 시즈에와 마찬가지로 예술가이다. 그래서 그들은 통하는지도 모른다.

시즈에의 옛연인 쇼노스케는 지금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있지만, 지금은 시즈에와 아주 좋은 친구로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리고 그는 시즈에가 기억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지금의 아내로 인해 바뀐 것을 미안해 하면서도 시즈에 앞에서는 내색을 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불륜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냐고 묻지만, 그녀는 자신의 지금 상황이 너무 좋다고 말한다. 세리자와가 아내가 있고, 딸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사랑에 어려움이 있지 않으며, 멀리 떨어져 있어서 더 애틋하다고 생각하는 그녀. 독특하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진행되는 이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가호가 시즈에같고 시즈에가 가호같다. 둘은 너무도 다르면서도 너무도 비슷하다.

가만히 읽다보면 잔잔한 저수지를 보는 느낌인 이 책의 분위기에 어느새 빠져들고 있다.

각각의 등장인물이 모두 다른 생각으로 생활하고 있지만,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를 위해주는 마음이 진하게 느껴지고, 그로 인해 내 속에 있던 어느 한 감정이 끄집어 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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