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필름이 남아 있을 때 - <스트로보> 개정판
심포 유이치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사진은 내게는 추억을 의미한다. 게다가, 제목에 '아직'이란 말이 들어있다. 갈색의 표지를 보는 순간, 뭔가 추억에 관한 내용일거라 생각했다. 아마도 이 가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읽게 되는구나 싶었다.

원제는 '스트로보'라고 한다. 사진찍을때 강렬한 플래쉬를 의미한다는데 책의 내용은 순간적인 강렬함보다는 오래오래 가슴 한 켠을 뻐근하게 만드는 강렬함을 지녔다.

책의 구성도 5장부터 시작해서 1장으로 마무리가 된다. 현재 50세부터 22세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의미다.

주인공 기타가와는 성공한 사진작가이다. 현재 그는 50세이다. 그리고, 전직 교사였던 부인과의 사이에 자식이 없는 결혼한 남자이다.

  어느날, 그는 자기보다 2살 많은 여자환자의 영정사진을 그 딸에게서 부탁받는다. 특별히, 20대에 그에게서 사진을 찍혔던 모델이었다는 이유로. 그녀의 영정사진을 찍으면서 그는 다시 그의 20대를 떠올리게 된다. 그녀의 죽음 후, 그 딸이 찾아낸 12장의 누드사진으로 그의 후배였던 한 남자의 부인인 그녀의 존재를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부인에게 자신의 영정사진을 찍게 한다.

  암실에서 현상작업을 하던 중, 몇년만에 니시나에게서 전화를 받는다. 뉴스에 산악등반대가 실종이라고, 그리고 그 등반대에 그녀도 속해있다고. 그는 젊은 시절 여자문제로 부인을 여러번 어렵게 했다. 그 여인이 자신을 갑자기 떠났다고 믿었는데, 그녀가 떠난 이유를 그는 그녀가 죽는 순간까지 찍은 사진을 현상하면서 알게된다.

  구로베는 그의 스승이다. 그를 떠난 이유와 비슷한 생활(바람피는 생활)을 하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던 중, 그 자신의 불륜 사진을 우편으로 받게 된다. 여자를 좋아하던 그의 스승이 더이상 여자 모델을 상대로 사진을 찍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이유가 구로베의 부인이 병에 들어서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사진을 보낸 사람이 그의 스승이었음을 또한 알게 된다.

  그가 낸 사진첩의 마지막 사진은 난치병에 시달리던 치즈루의 사진이다. 그 사진을 찍은 것은 그의 여자친구였던 미사코에게 자신의 능력을 보이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를 그 사진때문에 떠났고, 나중에 그는 그녀가 그의 선배였던 모리구치와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떠난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영국에서 돌아오던 비행기 안에서 지금의 부인을 만나게 된다.

  마지막, 그의 대학시절, 학내사태로 어지러운 때에 구즈하라는 자신의 카메라를 그에게 남기고 교통사고로 죽는다. 그의 죽음을 뒤쫓던 중, 그가 죽은 것이 학내 분규와 상관있는 것이 아니고, 그가 사랑하던 여인과 돌아가고자 했던 그의 고향에서 그 답을 찾는다.

 이 책은 뒤에서 부터 읽으면 어쩌면 더 이해가 쉬울지 모르겠다.

 매 장마다 실제 사진을 그대로 묘사한 글이나, 그의 심리상태를 묘사한 글이 한장한장의 사진처럼 느껴지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