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리니 마냥 그리워
성지혜 지음 / 문이당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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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리니 마냥 그리워』에서는 인간 본원의 그리움은 인간 존재의 양면성 곧 마음의 깨달음과 몸의 욕망이라는 것을 통합체로 이끈다. 이때 그리움이란 주체가 가지는 창의적인 기능의 일환으로서, 작가는 이러한 속성을 통해 경험적으로 자신을 회복하고 삶 속에 남아 있는 인간으로서의 가능성을 느끼게끔 한다. 인간은 몸과 마음을 아울러 갖춘 존재이다. 몸이 시키는 욕망과 마음이 시키는 독자적 출렁임은 서로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분열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소설은 이러한 양면성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인간을 통합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이러한 인간의 양면성을 불가피한 존재 방식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설의 독자들은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거나, 상상적 일탈을 꿈꾸며, 부드럽고 아늑한 교양에 몸을 맡기면서 자신이 살아온 생에 대해 다시 한번 실존적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의 책 소개가 살짝 어려웠다. 단편소설집이지만, 뭔가 철학적인 어려울 것만 같은...

책을 읽을때 항상 제목을 생각하다보니, 제목과 내용을 연결하고는 한다. 단편소설집이어서 그 중 대표 격인 작품의 제목을 이 책 제목으로 했으리라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리니 마냥 그리워'라는 제목이 작가의 마음에 얼마나 그리운 마음이 가득한지 느껴졌다.

제일 먼저 만난 '아빠 면접 소동' 또한, 엄마의 결혼을 추진하는 딸의 입장에서 보는 엄마의 그리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 감을 구하는 딸의 입장에서 도대체 엄마가 거듭 거절하기만 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고, 엄마의 마음 한 켠에 자리잡은 그리움 상대는 누구일까? 이 짧은 소설에 이렇게 강렬하게 그리움을 담을 수 있을까 싶다.

'그리고 그리니 마냥 그리워'종지기 가족의 이야기 이다. 아버지가 여명산 자락에 가족을 데리고 들어간 이유는 위암 말기 아내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시한부 생명의 아내를 보살피며 혼신을 다한 결과 3개월 시한부였던 아내는 딸을 하나 더 낳고 3년 지나 떠났다. 아들과 딸은 아버지를 따라 종지기가 되었다. 그들의 그리움은 누구를 향한 것일까?

'향수병에는 향수가 없다'의 첫 장면터키 여행에서 돌아온 아내가 터키석을 내미는 것에서 시작한다. 몸에 걸치는 악세사리로 변신하는데까지 200만원 가까이 드는 이 보석도 아닌 터키석은 아내의 속앓이 해소용이란다. 바람기 있는 남편은 직업상 부재가 잦고 그에 따른 아내의 그리움은 향수로 표현되는 것인가?

'결을 향한 단상'에는 ​숨결, 바람결, 물결, 나뭇결, 사람결, 꿈결, 돌결이 그려진다. 여행인지 방랑인지 모를 작가의 다양한 '결'에 대한 이야기가 모든 추억과 기억과 자연에 대한 그리움으로 표현되는 듯 하다.

'초콜릿인가요, 우유한 초콜릿인가요 ' 은 먹는 이야기 인가 했더니, 다양한 피부색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또 그렇게 풀어내고 있다.

내가 언급하지 않은 '나리 타고 오신 성자', '옥도장 이야기', '얼굴 없는 나라', '777프리즘' 모두 읽는 독자에 따라 그리움이 달리 느껴지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 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과, 이렇게 빠르고 다양한 소통 창구를 가진 이 세상에서, 이렇게 고독하고 외롭고 그리울 수 있을까 싶은 이야기들이 펼쳐지니 작가의 능력이 새삼 대단하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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