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시집,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김소월 지음 / 스타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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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기억의 근원에서부터 비롯된 허무주의, 미래라곤 없는 듯이 느껴지는 암울한 현실, 연이은 사업의 실패와 경제적 빈곤, 문우 나도향의 요절과 이장희의 자살 등은 김소월이 현실을 포기하고 비관적 운명론에 빠지게 했다. 5, 6년에 불과한 짧은 기간 동안 154편의 시를 창작하며 천재적 재능을 보이던 김소월은 결국 끝없는 회의와 실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1934년 12월 23일 아편을 먹고 자살했다고 전해지지만 정확한 사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김소월은 안타깝게 이른 나이에 세상을 등지고 말았지만, 그의 작품은 살아남았다.

김소월의 시를 읽으며 시대의 아픔과 시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것을 넘어선 생의 의미를 찾게 되었으면 한다.

한 편의 시는 고단한 일상을 위로해주고 메마른 감성에 치유의 손길을 잡아준다

소월의 시를 읽는 이들은 감성을 폭발시키는 아름다운 청춘이다.

위 출판사 서평이 한글자 한글자 가슴 깊이 새겨지듯 느껴지는 것은 김소월 시가 그토록 아름다운 언어로 쓰여졌기 때문일듯 하다.

초등학교 입학 직전 언니와 오빠가 나를 앉혀놓고 가르친 노래가 '학교종'과 함께 '엄마야 누나야' 였다. 아마 언니와 오빠가 생각하기에 꼭 알아야 할 동요라고 생각했었기에 그랬을 것이다. 노래를 배울때는 지금도 그렇지만 누가 작곡을 하고 작사를 했는지는 잘 모른다. 중학생이 되어서 국어시간에 김소월 시인을 알게 되고, '엄마야 누나야'가 김소월 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의 놀라움이란... 아마도 시가 노래가 될 수 있다는 사실과 함께 유명한 시인이 이렇게 간단한 시를 썼다는 것에 놀랐던 것 같다. 100년이 지났다고 하는데, 영원한 명품이자 클래식은 이렇게 시대를 막론하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다. 송골매가 부르던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패티김 가수의 '못잊어', 심수봉의 '개여울'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희자매의 '실버들'까지도 김소월 시인의 유작이라고 한다. 최근에 트로트가요 인기가 높아지면서 오래된 트로트 가요 중에는 김소월 시인의 시를 가사로 한 것이 많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라울 따름이다. '진달래꽃'이야 운동회때 응원가로 수없이 부르고 많은 개그코너에서도 관용구로 사용되었던 기억이 있다.

중학생 시절부터 고등학생 시절에는 시집 한권을 사면 한 시인의 시밖에는 읽을 수 없어서 좋은 시가 모아진 시집이나 예쁜 공책을 사서 내가 시집을 꾸미고는 했다. 색색의 볼펜이나 싸인펜으로 예쁜 공책에 시를 필사해서 나만의 시화집을 만드는 그 기분은 뭔가를 이뤄간다는 충족감이 있었던 듯 하다. 아직 간직하고 있는 그 시화노트에는 김소월 시인의 초혼도 필사되어있다. 내가 상상할 수 없는 국어의 향연이라고 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이 책 한권이라면 김소월 시인의 모든 시를 만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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