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냥 - 죽여야 사는 집
해리슨 쿼리.매트 쿼리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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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요즘은 워라밸 시대인만큼 '사도삼촌(4일은 도시, 3일은 촌락)'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이 책의 시작은 전쟁에 참전했다 부상을 입고 돌아온 미군 해리가 사랑하는 부인 사샤와 복잡한 도시를 떠나 자연을 벗삼아 살고 싶은 꿈으로 이주하면서 시작된다. 해리와 사샤가 이주한 곳은 어쩌면 인디안 부족들이 살던 곳이 아닐까 싶다. 땅의 주인은 인간이 될 수 없다는 인디언들의 백인을 향한 외침이 들리는 듯한 땅. 그 곳에서 이사 첫날 마주한 유일한 이웃인 댄과 루시 노부부는 30년 가까이 목장을 운영하며 살았다고 한다. 또다른 이웃 조는 조금 멀리 산 속에 살고 있다고 하나 그를 만나기까지 좀 시간이 걸린다.

이야기의 시작은 인디언 땅에서의 자연에 도전하는 인간에 대한 경고로 악령을 내비치는 것이 아닌가 싶게 댄과 루시 노부부의 해리와 사샤 신혼부부에 대한 악령 설명으로 시작된다. 노부부의 설명에 의한 계절에 따라 바뀐 모습으로 나타나는 악령의 모습은 제정신의 현대인이라면 절대 믿을 수 없는 현상이다. 첫번째 봄에 만나는 악령은 연못 위에 떠서 나타나는 공모양의 불빛이다. 그 불빛이 보이면 얼른 벽난로에 불을 피우고 불빛이 사라지면 그저 일상을 다시 시작하면 된다. 댄과 루시가 경험한 첫번째 봄의 악령은 그들이 믿지 않았지만, 그들에게 느껴지는 섬뜩함과 불빛이 사라짐과 동시에 밀려드는 안도감으로 그 존재의 위력을 믿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여름의 악령을 맞이하면서 해리와 사샤는 좀 더 적극적으로 그곳에서 악령에 대한 의식을 치르며 30년을 살아온 댄과 루시 부부와 점점 가까워진다. 한 단계를 넘으면 그 다음 단계가 나타나는 것처럼 악령에서 벗어나려는 노력과 그에 대한 질문은 해리와 사샤에게 그 마을에서 죽을때까지 벗어나지 못 할 것이고, 벗어자면 죽음이라는 저주를 받았다는 답만을 받게 하고, 그 족쇄같은 답은 그들의 2세 계획까지 무너뜨리게 된다.

봄과 가을 악령은 그저 어떤 의식처럼 느껴지지만, 여름 악령의 경우는 악령이지만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고 그 악령을 해치울때마다 피가 낭자한 흔적은 소설을 읽는 독자인 내게도 끔찍한 묘사로 느껴진다. 그리고, 자꾸 악령의 규칙을 깨보려 노력하는 해리의 행동은 제대로 이성을 갖춘 현대인이라면 누구라도 공감할 만하다. 악령의 존재에 적응하며 살아온 조, 댄, 루시는 절대 이해하지 못 하겠지만 말이다. 사샤는 좀 더 해리가 현명해질 수 있도록 옆에서 응원하고 지지하는 멋진 아내의 모습을 보인다.

이 소설이 영화화된다고 하니 그 배경이 궁금해진다. 어둑어둑한 미국 산골 마을에서 악령을 표현해내는 그 영화의 장면 하나하나가 해리와 사샤가 번갈아 이야기하는 이 책의 느낌을 어떻게 담아낼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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