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잠든 계절
진설라 지음 / 델피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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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고두홍 모두 영어 이니셜로 K.D.H를 쓴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K.D.H를 쓰는 지인의 여러 이름을 떠올릴수도 있다.

 

사람을 죽이는 손을 가진 폭력성 짙은 남편 두홍과는 달리 사람을 살리는 손을 가진 다정한 성품의 의사 도훈을 통해 지금도 고통 속에 있을지 모를 세상의 모든 혜선에게작가는 전하고 있다.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라고. 당신은 다쳐서도, 상처받아서도 안 된다고.” 먼저 자신을 사랑해야 타인을 향한 사랑도 비로소 완전해질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혜선은 18세에 살해당한 쌍둥이 언니 혜신에 대한 기억이 미화되어있다. 혜신은 엄마와 아빠에게 혜신, 혜선, 혜진 세자매 중 가장 사랑받는 장녀였다. 아빠는 돌아가시는 순간에도 혜신의 이름을 부르며 돌아가셨다. , , 미를 모두 갖추고 있던 혜신의 죽음은 혜선을 성장과정 내내 부모에대해 더 미안하게 만든다.

 

 

고등학교 시절, 도서실에서 공부하던 혜선에게 매일같이 스마일 그림으로 사랑을 표현하던 K.D.H는 첫눈 오는날 만나자고 했다. 첫눈 오는날 발생한 도서실 화재에서 혜선을 구한 K.D.H는 고두홍. 그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았던 혜선은 결혼생활내내 이어지는 그의 폭력까지도 친정엄마와 동생 혜진 가족의 안전을 위해 비밀로하고 참고만 산다.

 

 

누군가의 첫사랑이 될 만큼 예뻤던 소녀였지만, 잘못된 인연 때문에 불행해진 여자 혜선 앞에 모든 걸 다 가진 남자 도훈이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바닷가에서 밀물 상황에 섬이된 길의 끝에서 만난 두 사람과 첫눈에 반한 두 사람. 유부녀인 혜선은 그 자리를 도망쳤지만, 그녀가 충수염에 걸려 수술 후 눈 떠 만난 의사는 다시 K.D.H 도훈이다.

 

 

거부할 수 없는 두 사람의 이끌림은 어느덧 운명이 되고, 그녀의 가슴에 불을 지른 사랑은 언니의 살해범을 추적하게 만든다.

 

사랑에 빠질수록 언니가 살해되던 밤의 진실과 가까워지고,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마침내 맞닥뜨린 최악의 진실은 그녀를 흔들리게 만든다. 애틋함이 밀려드는 가슴 떨리는 로맨스와 가슴을 졸이게 하는 서스펜스는 물론 안타깝게 만드는 위대한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도 담고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18세부터의 인연이 어떻게 얽히고, 잊혀졌던 사건 속 인연이 어떻게 다시 풀리는지, 악연을 풀어가는 방법에는 또 한가지 부모의 위대한 사랑이 답일수도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리가 꿈꾸는 행복은 어쩌면 지극히 평범한 오늘일지도 모른다. 평범하게 살고 있는 오늘을 욕심내지 않고 행복이라고 느낄 수 있는 현명함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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