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넘어 너에게 갈게 -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최우수상작 토마토 청소년문학
양은애 지음 / 토마토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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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설 대 성악설, 유전자 대 성장환경 등 많은 대립되는 이론들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그 모든 이론들이 간과 하고 있는 것이 본인의 의지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한강다리에 걸터앉아 울고 있던 20대 여자를 지나가던 차량의 부부가 이상하게 여기고 5분여를 관찰해본 후, 뛰어가 구했다고 하는 뉴스가 보인다. 그녀의 사연은 알 수 없지만, 이 뉴스를 본 사람들은 그저 쉽게 '뛰어내릴 용기로 잘 살아야지 왜 그런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가?'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픈 기억은 과거이고, 흔히들 과거를 잊고 살라고 한다. 하지만, 과거가 모여서 지금의 나란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아픈 과거라고 해서 잊기만 한다고 삶이 아름다워지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아픈 과거도 당당히 마주할 용기를 가지고 아프다는 것도 인정해야만이 살아갈 수 있다.

주인공 주영은 워킹맘이면서 7살짜리 딸을 가졌다. 대준과 이혼을 결심하고 딸 수인을 돌봐줄 수 있는 아버지가 계신 친정에 휴가를 내고 오지만, 그 곳에서 수인은 사라지고 만다. 수인이 마지막에 만난 소년 벼리는 주영을 수인이 있는 곳으로 안내해주려 애쓰고, 어둑서니는 그런 주영과 수인을 갈라놓으려 애쓴다. 주영의 아버지 기중은 벼리와 주영이 서로 이미 알고 있는 사이라고 알고 있고, 주영은 벼리에 대한 기억이 없다. 사실, 주영은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기억도 거의 없다. 어머니 얼굴, 어떻게 돌아가신 건지 모두 기억이 흐리다. 주영은 딸이 실망하고 아파하는 것을 원치 않아서, 기르던 반려견 짱이의 죽음도 수인에게 알리지 않았다. 수인은 그저 짱이가 멀리 가 있다고만 알고 있다. 대준과의 이혼을 결심하면서 수인을 지키려 하지만, 수인은 아빠에 대한 사랑이 크다. 주영이 지키려하는 수인에 대한 사랑은 물질적 지원으로의 사랑이 좀 더 큰 사랑으로 보여진다. 그런 그녀가 어둑서니에 맞서 수인을 찾기 위해 타임 슬립으로 자신의 과거 중 어두운 기억 속으로 가게 되고, 아픈 기억들을 마주하면서 이야기는 절정에 달한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 자신이 만든 마음 속 어두움이 만들어낸 어둑서니, 항상 나를 지켜주려 노력하는 내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과 존재들, 이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이겨내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이 본인의 의지임을 알려주는 좋은 책이다.

작가는 이 책을 쓸 즈음 화두가 '어른이란 무엇일까?'였다고 한다. 우린 모두 나이 들어감이 어른이 되어감이 아닌 것을 알고 있다. 내가 어릴때 생각하던 어른, 빨리 되고 싶던 어른은 멋지고 큰 사람이었다. 직장에 갓 입사해서 본 어른은 직장생활의 베테랑이 되어있던 선배들이었다. 이젠 내가 나이든 어른이 되어 있지만 내가 생각했던 멋지고 큰 베테랑은 아닌듯 하다. 삶의 경험이 쌓이고, 삶에 대한 책임이 많아지고, 그런 경험과 책임을 바탕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할때 진정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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