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상담실 바다로 간 달팽이 23
박현숙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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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시리즈와 수상한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에 박현숙 작가의 신작 1등급 상담실은 더 기대되는게 사실이었다. 그리고, 내 기대를 뛰어넘는 또다른 1등급 시리즈가 시작된 것으로 느껴졌다.

 

내 경험에 의하면 10대는 우정, 20대는 사랑과 우정, 30대는 결혼과 직장, 육아, 40대는 경제력과 교육, 50대는 건강에 대한 주제가 친구들과의 이야기 주제가 되었다. 요즘 MZ세대들은 조금씩 빨라져서 10대에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하는 듯 하다.

 

 

1등급 상담실의 주인공 오신우는 우리가 알고 있는 아주 평범하고 친근해서 과거의 내 모습 같기도 하고, 내 친구 같기도 하다. 어딘가 모르게 서툴고 늘 밝고 명랑하지만 나름의 의리와 우정, 도덕적 기준이 명확한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최근 가장 큰 고민은 다름 아닌 사랑. 동급생 중 제일 잘나간다는 소라와 사귀게 된 오신우는 소라에게 잘 보이기 위해 시험은 나몰라라하고 중고마켓을 뒤지는 열정을 보인다. 하지만 중고마켓에서 구한 빨간 구두를 다시 사려는 어느 문자의 상대에게서 제안된 빨간구두에 대한 대가 천만원은 오신우를 흔들리게 하고 이런 욕심과 하찮은 자존심 때문에 사랑을 시작해 보기도 전인 30일만에 소라와 이별을 경험하게 된다. 엉뚱한 친구 상호의 연애 상담과 학급에서 존재감없이 조용히 생활하는 세미, 소라의 절친 하연, 선배 김나성과 나찬이 등 다양한 등장인물들은 우리가 어느 학교에서도 볼 수 있는 아주 평범한 캐릭터들이다. 동시에, 미스터리를 품은 상담 선생님의 등장은 이야기에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하는데, 이 상담 선생님의 존재감 또한 무척 인상적이다. 은색 바바리코트를 입고, 빨간 구두에, 빨간 캐리어를 끌고서, 긴 머리를 휘날리며 학교 운동장으로 들어서는 첫 등장 묘사는 마치 영화처럼 강렬하다. 알 수 없는 비밀을 품고 있는 듯한 상담 선생님은 비 오는 날이면 이해할 수 없는 기행을 보여, 그녀의 기행을 목격한 오신우와 학생들을 혼란에 빠지게 한다.

 

 

어찌보면 가장 인간적인 본능인 욕심과 사랑에 대한 갈망을 그려낸 이 책은 엄마의 아들에 대한 사랑, 남편과의 오래되어 열정은 빛을 바랬지만 은은한 사랑,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 해서 확인되지 못 한 사랑, 불같이 뜨겁게 타올랐다 금방 사그라드는 사랑 등 다양한 사랑에 대한 청소년기의 깨달음을 알려주려 한건 아닐까 싶다. 한가지 아쉬운건 오신우 형의 사랑에 대한 좀 더 친절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것. 1등급 시리즈 2편의 내용으로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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