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카즈무후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2
마샤두 지 아시스 지음, 임소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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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를 연극으로는 대학때 처음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본 기억이 있다. 무척이나 섬뜩해서 연극을 보고도 섬뜩할 수 있구나 했던 기억이 있다. 오셀로 증후군은 특별한 이유 없이 자기 배우자를 믿지 못하고 배우자에 대하여 망상을 지니는 것이라는데, 이 소설이 이 오셀로증후군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표지의 훔쳐보는듯한 눈동자부터 조금은 섬뜩하게 느낄 수 있다.

'동 카즈무후'는 '무뚝뚝 경' 또는 '퉁명 공' 이라는 뜻의 포르투갈어 이다. 동 카즈무후로 불리는 주인공은 자신의 친구인 옆집 남자를 닮아가는 아들과 부인에 대한 의심으로 질투했던 과정을 중년이 되어 회고하게 된다. 벤치뉴는 어려서 과부가 된 어머니, 코즈미 삼촌, 주스치나 당이모 배우자를 잃은 세 사람이 모여살았다. 사기꾼 주제 지아스씨에 익숙해진 아버지, 사제의 길을 걷게 하겠다는 어머니의 기도를 위해 신학교에 입학하게 되는 벤치뉴. 이웃집의 소녀 카피투를 사랑하지만 떠나야 했던 그는 신학교에서 만난 단짝 에스코바르의 묘안으로 사제의 길에서 벗어나게 된다. 단짝 에스코바르 역시 카피투의 친구인 산샤와 결혼해 딸을 낳고, 카피투와 결혼한 벤치뉴는 아들을 낳는다. 네 사람의 우정은 한 가조거럼 이어지지만, 갑작스런 에스코바르의 죽음과 그의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는 카피투를 본 벤치뉴의 광기어린 의심으로 모두의 삶이 엉망이 된다. 광기어린 의심은 급기야 아들에게까지 독이 든 커피를 마시게 하는 광기 행동으로 나타나고...

모든 것을 가졌지만 첫사랑이었던 아내와 가장 친한 친구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의심하게 되면서 세상과 단절하고 고독한 여생을 살고 있는 벤치뉴, 그를 사랑하지만 그의 의처증으로 멀리 스위스에 떠나 보내져 홀로 아들을 키우다 죽게 되는 카피투, 그 둘 사이에 태어난 아들 에제키에우.

표지에서 나타낸것 처럼, 벤치뉴는 눈에 대해 계속 이야기한다. 카피투의 눈은 “모든 것을 안으로 빨아들이는 신비하고 강한 흡인력을 지닌 “파도를 닮은 눈”, 그녀의 눈빛은 “비스듬히 치켜뜬 은밀한 집시의 눈빛”, 그녀는 타인의 시선을 즐기는 사람, 카피투를 쳐다보는 다른 남자들의 시선은 나(벤치뉴)의 질투심에 불을 붙인다. 이 소설은 벤치뉴의 기억과 시점에서 쓰인 이야기다. 그런데, 벤치뉴는 “나는 정말 기억력이 좋지 않다.”라고 고백한다. 역사도 승자의 기록이듯이, 이 이야기도 벤치뉴 만의 기억이어서 독자는 의심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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