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수의 꽃 1 - 을지문덕의 약조
윤선미 지음 / 목선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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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 중국국가박물관이 한·중 수교 30년을 맞아 주최한 ‘한·중·일 청동기 전시’에서 우리가 제공한 연표에서 고구려와 발해를 삭제해 물의를 빚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아이돌 문화 뿐만아니라 과학적 기술력 등 에서도 주목받으면서, 중국은 요하문명까지도 자국의 문화로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김치와 한복에 이어서 이제는 중국의 만행으로부터 우리 역사를 적극적으로 지켜야 할 때다. ​

따라서, 삼국시대의 우리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연구가 더 심도 있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살수의 꽃]은 을지문덕 장군에 대한 소설이다. 그저 고구려 장수로서 이름을 떨쳤다는 것만 알고 있는 우리에게 좀 더 새롭고 흥미로운 인간드라마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삼국사기』에 보면 ‘을지문덕의 출생과 성장 배경을 알 수 없다’고 나온다고한다. 을지문덕의 출신을 아무도 모르지만 이 소설에서는 을지문덕을 평민으로 설정하고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역사책 속의 위인으로 국한하지 않고, 자신의 미천한 신분에 좌절하지 않고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1권에서는 을지문덕의 태생과 성장과정을 이야기 한다. 어머니를 죽음의 문턱에서 살려내주신 연의원에게 '큰사람'이 되겠다는 약속을 하고, 그 큰 사람은 실체도 없고 의미도 알수 없는 막연한 무엇이지만 보은을 위해 큰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미천한 신분에 유복자로 태어난 문덕이 국밥집을 하는 어머니의 노력으로 스승을 갖게 되고, 어느날 보게 된 개마무사의 행진으로 개마무사가 자신이 꿈꾼 큰 사람임을 꿈꾸게 된다. 학문을 배우지만 자신의 신분으로는 꿈꿀 수 없다는 현실에 좌절하고 모든 학문을 작파한다.

연의원에서 만난 가리는 자신에겐 어머니 밖에 없는데, 아버지 밖에 없는 비슷한 처지이다. 그렇게 만난 가리와의 인연은 가리 아버지를 부역장 사고에서 빼내오는 것으로 이어져 가리에게서 '큰 사람'이 되기 위한 다른 길이 있음을 힌트를 얻게 된다.

온달 장군과 평강 공주 이야기를 새롭게 해석했다. 귀족 출신이 아닌 ‘바보’ 온달이 철부지 평강 공주의 선택으로 인생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온달의 용맹함과 진력을 다함으로 고구려의 부마이자 장군이 되어 고구려를 지켰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가리가 문덕에게 꿈을 이루는 데는 다른 방법이 있다고 말하면서 아버지 고향 이야기를 전해주는 대목은 용맹한 온달을 표현하는 글이다.

“우리 아버지가 온달 장군과 한 고향 사람이랬다. 어려서는 온달 장군 집이 그 동리에서 제일로 가난해서 하루에 풀뿌리 섞인 좁쌀죽 한 끼 먹기도 힘들었다고 하더라. 그런데도 성품만은 너볏하고 조용하다 못해 순박해서 ‘바보’ 소리를 꽤 들었던 모양이다. 대신, 기골이 장대하고 힘이 장사라 씨름을 해서는 누구에게도 져본 적이 없는데, 황소 뿔을 잡아 넘어뜨리기도 했다더라.”

문덕은 가리의 말에 힘을 얻어 다시금 정진하게 되고, 문덕은 황제의 행렬을 만나 흥분한 나머지 행진을 가로막는 죄를 저지르게 되는데, 평강의 너그러운 처신으로 목숨을 구하고 나라를 위해 온 몸을 희생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문덕은 새로이 우경 선생을 스승으로 모시며 학문과 무예를 닦는다. 노력하는 자에게는 기회는 주어지는 법. 평강의 신임을 얻고 있는 우경 선생과 함께 무예대회에 나가게 되고 그 인연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든다.

소설이지만, 을지문덕과 온달과 평강공주의 인연이 실제 그러지 않았을까 싶게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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