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말차 카페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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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차는 제주도에 갔을때 카페에서 시켰다가 '녹차가루를 미숫가루처럼 풀어놓은 차'라는 느낌만 받고 그 이후는 다시는 찾지 않았다. 작가의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에 소개된 마블카페 이야기라는 것만 알고 독서를 시작해본다.

목차에는 1월부터 12월까지의 12가지 이야기가 보인다. 읽다보니 12가지 이야기 주인공들이 마블카페에서의 인연으로 이어져있다. 보이지 않는 빨간 인연의 실처럼 연결된 이야기가 어쩜 그리도 주제는 모두 다르며, 우리 삶의 모습을 잘 담았는지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이 작은 책이 1,000쪽은 넘는 이야기책 같았다.

어느 운수없는 날, 마블카페의 휴일인줄 모르고 찾은 것을 깨달은 때는 이미 마블 카페 앞이었다. 그런데, 그녀를 위한 듯 특별히 열린 말차 카페.

그곳에서 만난 1일 직원인 깃페이는 교토에서 말차 유통을 하는 집안의 사람이다. 교토에서 도쿄로 유학온 그녀는 마블카페 1일 직원과 친구다. 그녀가 도쿄로 온 이유는 할머니의 잔소리가 싫어서이다. 하지만, 그녀를 정말정말 사랑하는 할머니는 표현방법이 다를 뿐이다.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마블카페로 말차를 사러 오는 남편. 어느 날 회사를 그만두고, 헌책방을 연 남편을 성격차이가 있지만 다르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아내. 대학에서 소위말하는 인싸가 되기 위해 애쓰는 남학생은 처음 만난 여자친구와 함께 헌책방 축제에 방문한 경험과 그 곳에서 구한 자신이 좋아하던 만화책의 2권을 발견해 여자친구 몰래 구입하고는 자신과 같은 취미를 가진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되는 이야기. 수제 란제리가게를 차린 그녀와 그녀의 작품에 담긴 의미를 다시 깨닫게 해주는 여자. 12개의 이야기는 삶을 대하는 교훈적인 이야기가 일상 이야기처럼 이어진다. 그 중 가장 기억남는 5월과 6월의 손녀와 할머니 이야기는 돌아가신 우리 외할머니를 떠올리게 했다. 교토의 사람인 것을 자랑스러워하며 손녀에 대한 일방통행적인 사랑이 지적이 되어 표현되고 그 사랑을 고향을 떠난 5년이란 시간 후에야 깨닫는 손녀.

5월 별이 된 쏙독새에서 '나는 할머니가... 할머니가 싫다, 좋다, 짜증이 난다, 사랑스럽다, 등을 돌리고 싶다, 응석부리고 싶다, 엉망진창이다, 언제나. 어쩔도리가 없다. ' 로 할머니에 대한 반감이 드러난다. 이 문장들은 우리가 가깝고도 사랑하지만 나를 힘들게 하는 가족을 대하는 마음을 너무도 잘 나타내고 있다.

6월 전해지는 마음에서 '팥은 액막이이다.시대는 눈부시게 변해간다. 있었던 것이 사라지고 없었던 것이 나타난다. 그런 흐름에 몸을 맡기면서 나는 믿고 싶었다. 줄곧 소중히 하고 싶은 것은 모양이 바뀌며 계속 전해진다는 것을, 계속 존재한다는 것을.' 에서 할머니의 빨리 변해가는 세상을 대하면서 현명하게 새로운 세상을 맞이 하는 현명한 할머니의 모습이 그려진다.

12월의 이야기가 결국 다시 1월과 연결되면서 두 젊은 남녀의 뒷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세번째 책은 토요일이나 일요일로 시작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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