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지난 자리에 꽃이 피었다 - 소중한 당신에게 전합니다
히조 지음 / 키효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Heezo(히조)’는 인도네시아어‘Hijau(히조)’에서 차용한 단어로 ‘초록빛’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주로 자연과 감정에 관한 작업을 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 저에게는 비우고 채워가는 과정이에요.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은 화지 위에 풀어내고, 해소되어 비워진 마음에는 새로운 영감을 채워가며 감정의 균형을 잡아가는 행위이지요. 그렇게 지어진 그림과 문장들이 당신의 일상에 머물며 지나친 마음은 비워주고, 부족한 마음은 조금이나마 채워주며 자연스레 곁을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표지부터 시작해서 책 속의 많은 그림에 초록이 빛난다. 들판, 산, 꽃밭, 눈이 쌓인 그 곳과 깜깜한 포장마차의 밤까지도 초록이 빛난다. 초록이 만연한 글과 그림을 통해서, 행복 위로와 치유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나는 디지털세대가 아니어서인지 그림과 글이 함께 어울린 책을 만나면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머릿속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다. 따뜻하고 사랑이 담뿍 담긴 에세이를 읽어야할 가을인데, 딱 알맞은 책이었다.

긴 머리의 아름다운 여성 그림이 책 날개를 보니, 히조 작가님의 모습과 꼭 닮아있다. 작가님의 싸인에도 그 모습이 온전히 담겨 있어서 더욱 가슴 따뜻해지는 독서의 시작이었다.

히조님의 이야기면서도,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 이제 사랑을 시작한 사람, 오래된 사랑에 지쳐 있는 사람, 사랑에 대한 기억을 아스라히 간직한 사람 등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한데다가,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든 계절을 이야기한 글과 그림에서 공감과 소통을 일으키는 책이었다. 제목 속 '당신'이 꼭 나인듯 하기도 하고,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인것 같기도 하고... 두 손을 꼭 잡거나 따뜻한 포옹을 그린 그림과 함께 걷거나 재미있는 활동을 하는 모습, 혼자 있는 모습에서 조차 다른 한 사람이 보이는 것은 그만큼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봄의 마음으로_사랑을 품어야 하는 이유, 초록을 걷다_당신을 사랑합니다, 가을밤의 호숫가_당신은 그저 당신 그대로이다, 겨울은 반드시 봄이 된다_나의 삶을 사랑할 때, 그리고 사랑에 대한 N개의 질문(연애부록) 의 순서로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이 책을 읽는 어떤 독자의 상황에 맞아 떨어지지 않는 부분이 있을까 싶게 모두를 감싸안는 따뜻함이 있다.

그림들은 드라마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영화 속 장면 같기도 하다. 어찌보면 누군가의 사진첩 안에 들어있는 연인과의 사진 같기도 하고, 일기장의 어느 글을 보는 듯하기도 하다. 당신이 지난 자리에 봄이 오는 꽃이 피는 것은 그 꽃이 사랑이기 때문이라는 작가의 한마디를 세상에 깊은 울림으로 전하는 이 책을 다시 한 번 이 가을엔 소리내어서 읽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