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19
바루 지음, 김여진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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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때 우리 학교는 6학년 18개학급을 반으로 나누어 남학생반, 여학생반이 있었다. 서울 변두리의 학교였는데, 한 학급에 70명 정도의 학생이 있었고 우리 반은 모두 여학생이었다. 담임선생님도 여학생반은 여자 선생님, 남학생반은 남자 선생님이셨다. 주변의 다른 학교는 남녀학생을 구분해 학급을 꾸리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 학교는 그 주변에서도 특이한 경우였다. 2학기가 들어서고, 가을즈음에 학교에서 6학년 학생들 전체가 학교에서 1박 하는 교실캠프가 열렸다. 한 교실당 70명의 학생들이 이불과 베개를 하나씩 들고 와 교실에서 밤새 수다떨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 하나만으로도 부모님을 포함한 우린 남녀학급으로 나눈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그당시에 생각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도 우스운 이야기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가게 되었을때, 중학교에서는 양쪽 어깨에 매는 형태의 가방(배낭)을 허락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노트북 가방처럼 생긴 가방에 긴 끈이 달린 가방을 한쪽 어깨에 메고 다녔다. 그런데, 신설된 한 중학교만 교장선생님께서 성장기 학생들을 위해서는 양어깨로 책의 무게를 분산시키는 배낭형태의 가방만 허락하셨다. 그 신설학교에 배정된 친구들은 너무도 좋아하고, 우리도 부러워한 기억이 있다. 이 또한 지금 생각하면 너무도 우스운 이야기이다.

나는 중 고등학교 시절 교복자율화 바람을 타고, 교복을 입어보지 못 하고 학창시절을 보냈다. 일부 학교만이 교복을 입었는데, 그 친구들은 우리를 무척이나 부러워했다. 큰 문제 없이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었는데, 학생은 교복을 입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얼마나 무서운지...그런데, 지금은 내가 그 친구들이 부럽다. 난 교복을 못 입어보고 학창시절을 보냈으므로... ^^

이 책의 제목은 '자유' 이다. 공연을 펼치러 길을 떠난 새들의 서커스단이 국경에서 난관에 부딪친다. 어마어마한 양의 새들에 대한 서류를 요구하는 국경경비대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한 서커스단의 단장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전한건 다름아닌 작은 소녀 팔로마. 팔로마는 서커스단의 새들이 새장을 벗어나 국경을 넘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고, 새들은 팔로마의 믿음대로 새장을 자유로이 벗어나 국경을 넘는다.

이번에는 새떼들의 그림자에 국경 경비대원의 당황. 그리고, 서커스단 단장은 깨닫게 된다. 새장같이 구속하는 물리적 힘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자유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관계 속에서의 자유가 진정한 자유임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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