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꽃
이곤 지음 / 종이로만든책 / 202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경상도가 고향이신 우리 외할머니께서는 오빠와 남동생이 모두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로 떠난 후 연락이 끊기자 두 형제분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수소문하시고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사셨다고 하신다. 많은 이들이 조국의 독립을 위해 떠난 자리를 그렇게 남은 가족들이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모두 독립운동에 힘쓴 분들 아닐까?

 

 

일제감정기 시기에, 독립운동의 역사에는 많은 여성과 청소년 독립운동가가 존재했을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한 독립운동가들은 모두 남자 성인이지만, 독립운동이라는 비밀스런 작업에 대해 자료가 부족하여 알려지지 못했을 것이고, 대중 콘텐츠로 제작되는 것 역시 작가나 감독 들에 의해 그 내용이 상상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비꽃이란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 성기게 떨어지는 빗방울을 말한다.

 

만화 <비꽃>은 비꽃처럼 누구보다도 먼저 한 발을 내디뎠던 독립운동가의 이야기이다.

 

일제강점기, 완전 기억능력을 지녀서 한 번 본 것을 잊지않고 그대로 그림으로 그려내는 소녀 김애정. 이야기 시작은 그녀가 독립운동에 참여하고자 조선에 들어오는 기차 안에서 만난 다카하시와 그 조카에게 창 밖 풍경을 그려주며 자신의 그림 능력을 본의아니게 알리게 되고, 이 일은 나중에 화가인 다카하시와의 인연으로 이어진다.

 

여자라는 이유로 자신을 믿지 못하는 동료들을 완전 기억능력으로 그려낸 그림을 통해 설득하고, 우연히 만난 다카하시 세이지를 이용해 조선 총독 암살 작전을 계획하게 된다.​​ 총독의 아들 다카하시와 함께하는 미술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게 되고, 총독이 아들의 전시회에 오는 날과 그 전시회장의 시설을 그려내는 애정.

 

다카하시는 일본인으로서 조선에 도움을 주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하지만, 애정은 다카하시가 말하는 평화는 누군가의 피를 밟고 선 평화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1930년대에 있었던 조선 총독 암살 작전 중 지형을 파악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을까 하는 작가의 상상을 통해 만화 <비꽃>은 그려졌다고 한다. 한번 본 것을 잊지 않고 그대로 그려낼 수 있는 애정의 능력은 독립운동가들의 행동에 큰 도움을 준다. 비록 이 책이 픽션일지라도 실제 이런 도움을 준 사람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오랜만에 흑백의 만화로 뜻깊은 내용을 접하게 되어 의미있는 독서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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