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아 서울 1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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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이 '오디세이아'로 시작하는 것은 몇 천년전 고대 그리스의 오디세우스가 낯선 대륙을 전전하며 항해하듯이, 낯선 시각과 가치관을 가진 외제 만년필(몽블랑)이 한국사회 풍경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은 그야말로 제3의 관점에서 바라본 1990년대 서울의 모습일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1990년대는 경제발전으로 우리 사회가 빈부격차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와 발전된 사회에 따르는 구조적 문제까지 여러가지 문제들이 대두되기 시작한 때이다. 빼곡하게 나열되는 그 시절의 서울의 모습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왜냐하면, 오늘의 뉴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30년전의 모습이 심란해서이다.

 

지난 해에는 반지하방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세계의 상을 휩쓸었다. 전세계가 빈부격차에 따른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리라. 세계가 공감하는 영화라니 제법 으쓱했다. 그런데, 올해 뉴스에는 폭우로 그 유명한 한국영화의 배경에 실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가 또 세계에 타전되었다. 반지하라는 고유어로 영문표기도 'banjiha'라고 했다나... 정말이지 심란하기 짝이없다.

 

 

한국 사람들은 특별히 전공으로 배우지 않아도 정치와 교육에는 모두 전문가들이어서, 각자의 주장이 확고한 경우가 많다. 정치에서는 정치인들을 비교와 선택이란 순서를 거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단 선택을 먼저 해놓고 그 선택의 정당성을 위해 비교하는 형식으로 지지가 이루어진다. 교육은 자신의 방법만이 정도여서 그 방법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설전을 벌이기도 한다. 하지만, 다들 경제에대해서는 알아도 모르는척 뒤로 혼자만의 계산을 하며 자신만의 왕국을 세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거기서 파생된 문제들이 요즘 우리 사회의 문제로 나열되고 있는 것들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졸부 김왕흥씨가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한 해외여행에서 어떻게든 자신의 졸부상황을 미화시키려는 노력으로 면세점에서 몽블랑 볼펜을 구입하면서 시작한다. 그 명품 볼펜 몽블랑은 뜻하지 않게 김왕흥씨의 쟈켓 주머니에 꽂혀지면서, 1990년대 한국 서울 사회를 관찰할 기회를 갖게 된다. 상식적으로 잘 이해할 수 없는 김왕흥씨의 경제 활동과 가정 생활, 은밀한 사생활까지 그야말로 뉴스에나 나오고 영화에서나 다루어질법한 비윤리적인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흠있는 자투리 원단을 사고 파는 허름한 사무실에는 물건은 없고 전화기 한대와 사무여직원 한명이 다이다. 졸부답게 화려하게 꾸민 집은 품격은 없고, 돈으로 아이들을 대학 졸업장을 받아보려는 아내의 몸부림과 자신들이 노력하지 않아도 세상은 굴러가는 것을 돈으로 즐기기만 하는 자식들이 아버지의 돈만을 갈구하며 모래위의 성처럼 서있기만 하다. 김왕흥씨의 경제 활동으로 생긴 인맥들은 비슷한 사람들로 그들은 자신들의 돈을 그리 품격있게 사용하는 집단은 아니다. 부동산 투기와 은밀한 사생활까지 자칫 뉴스에 대서 특필될 이야기 들이다. 물론, 30년이 흐른 2022년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아 요즘 뉴스에서 종종 우리가 확인하는 내용이다.

 

 

2권에서는 중산층을 열망하는 하층민의 이야기라고 하니 또 어떻게 다루어졌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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