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양정숙 지음 / 예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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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일주일에 한번 밤시간에 하는 드라마극장이 있었다. 지금처럼 연속극이나 미니시리즈가 아닌 하루에 한편씩 드라마가 나오기 때문에 아주 가볍게 보았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은 그 시절 드라마극장을 떠올리게 한다. 객석, 사자와의 대화, 비밀, 눈 먼 자의 꿈, 돌아오는 길 이렇게 다섯개의 단편이 모두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인생이야기여서 더욱 흥미있게 드라마를 보듯이 읽을 수 있다. '객석'이라는 작품 제목을 이 책의 제목으로 삼은 것도 아마 다섯편의 내용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제목이기도 하지만, '객석' 단편의 내용이 병원에서 만난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인생사여서 더욱 포괄적으로 느껴진다.

 

'사자와의 대화'는 남편의 영정 앞에서 결혼하지 않는 막내딸에 대한 좌충우돌 결혼시키기 프로젝트 이야기를 털어놓는 노모의 이야기이다. 불합리한 결혼정보회사의 문제와 요즘 1인가구에 대한 문제까지도 생각해보게 한다.

 

'비밀'은 교육받지 못 한 딸이어서 결혼을 위해 학력을 속인 여성의 아픔을 담고 있다. 우리는 이제 학교에서 받는 교육보다도 인성과 소질,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이 이야기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눈 먼 자의 꿈'은 시력을 잃어가는 여성과 가족의 이야기이다. 디지털시대가 되면서 점점 희귀병은 늘고, 망막색소변병증 같은 병도 흔해지고 있다. 누구나 잠재된 장애인이라는 사회 문제와 장애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어야 함을 느낀다.

 

'돌아오는 길'은 미국으로 입양된 삼남매의 이야기 이다. 경제적으로 어렵던 시절, 아이들의 끼니를 걱정해 보육원에 보낼 수 밖에 없었던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를 이해하지만 부딪히는 현실의 벽에 비록 성공했어도 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못 버리는 아들, 그리고 다시 만난 그 가족의 따뜻한 혈육의 정.

 

이 다섯편의 이야기를 읽고나니 독서를 통해 만난 이야기인데도, 드라마로 모든 장면을 세세히 본듯한,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은 듯한 느낌이다. 다시 TV에서 드라마극장이 방영된다면 추천해주고싶은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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