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별클럽연대기 - 조용한 우리들의 인생 1963~2019
고원정 지음 / 파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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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조용한 우리들의 인생 1963~2019'인데, 결코 책 내용은 조용한 그들의 인생을 그리지 않았다.

2022년 우리 사회에서 1963년 국민학생이던 아이들은 어떤 모습일까? 아마도 대체로 1950년대 초중반에 태어난 어른들이실테니, 이젠 건강에 관한 걱정을 하시면서 현직에서 물러나 손주들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때이시리라.

소설은 국어교사로 명예퇴직을 하고 신도시에 혼자 자리잡은 문인호의 관점으로 진행된다.

1963년 문창국민학교 2학년이던 문미선, 김광춘, 문창기, 김영란, 오창수, 박광도, 장윤태, 미혜, 한요섭, 문인호 이들은 모두 1966년, 강창성 선생님과 학예회에서 오페레타를 하게 된다. 우리가 아는 1960년대는 반공이 사회의 중심이자 교육의 필수요건인 시대여서 노래도 반공노래만이 인기를 얻던 시절이다. 가장 보수적이라는 학교(게다가 시골 마을 작은 학교)에서는 오죽했을까...

시청 공무원의 첩인 어머니와 둘이 살던 문인호, 조상때부터 주인과 종으로 엮여진 아이들, 병으로 일찍 하늘나라로 가버린 미혜와 그 미혜를 잊지 못 해 '샛별클럽'으로 모임을 만들고 10년에 한번씩 모이기로 약속한다.

누구나 살다보면, 처음 마음 먹은대로 원하는대로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파란만장한 한국현대사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더군다나 어떻게 어린 시절의 기대가 그대로 이루어질까?

천재였다가 열등생으로, 시인에서 자서전 대필가로, 부회장감이었다가 회장으로, 반공소년에서 검사로, 검사에서 정치가로, 정치가에서 목사로, 학생에서 깡패로, 샛별클럽의 아이들은 그들 각각의 변화무쌍한 삶의 모습만으로도 우리 현대사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이들의 가족 이야기까지 덧붙인다면 그야말로 현대사를 다룬 대작이 되지 싶을 정도이다.

2019년 11월 샛별클럽 연대기를 시작할 문인호와 미혜와의 만남은 그렇게 아픈 현대사 이야기를 뒤로 한채 마무리 된다.

다 못 한 이야기는 독자의 상상으로 남겨진 몫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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