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라면 유대인처럼 - 유대 5천 년, ‘탈무드 유머 에센스!’
박정례 편역 / 스마트비즈니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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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상사께서 후배동료의 결혼식 주례를 하신 첫마디가 기억난다.

 

"오늘 날씨가 참 맑고 좋지요? 한번 결혼이나 해볼까~하는 날씨입니다."

 

하객들 전체가 크게 웃었고, 나 또한 주례가 시작되었는데도 한참을 웃었다. 그 분은 항상 유머러스한 언변과 침착한 행동으로 업무 추진에 있어서 우리의 존경을 받는 분이셨다. 퇴직 하시는 마지막 회식 자리에서 "유머 없는 인생은 의미없다."는 말씀으로 그 정점을 찍었는데 지금도 이 한마디는 내 인생의 모토이다. 힘들때 유머러스하게 그 힘든 상황을 넘길 수 있다면 그 얼마나 현명하고 아름다운 인생인가 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탈무드는 인생의 좌표를 다시 세우게 만드는 좋은 말씀이 가득한 책이다. 이 책은 그런 탈무드의 유머러스함을 선택적으로 모아모아 그야말로 엑기스만 보여주는 책이다.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해오면서 내가 어디로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가 요즘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런데 이 책의 '지네''어부의 행복' 이야기는 내 뒷통수를 제대로 한대 탁~ 치는 이야기 였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자연스런 걸음이 안되어버린 지네는 다시는 원래의 자연스런 걸음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이야기.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 어부에게 성공한 부자의 제안은 열심히 돈벌어서 결국은 지금처럼 사는 것이라는 이야기. 현명한 어부의 모습에 내가 지금 뭘 원하고 뭘 놓치고 살고 있는지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 였다.

 

어쩌면 세상의 모든 종교는 같은 하나의 선을 목표로 하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불교의 비움을 자꾸 떠올리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지금, 여기,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 내가 하고 있는 일' 이것이 나한테 가장 중요한 것인데,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 일어나지 않은 일, 일어날수도 안 일어날수도 있는 일, 어찌 될지 모르는 일'에 내가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종종거리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독자에 따라, 또는 읽는 시기에 따라 이 '유머라면 유대인처럼' 책은 밑줄 그을 내용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책이어서 책상 가까이에 놓고 아무때나 읽으면서 내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도덕책으로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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