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즐기는 행복 Niksen
야마모토 나오코 지음, 김대환 옮김 / 잇북(Itbook)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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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전, 한강변에서 '멍 때리기 대회'가 열려서 연예인 한 명이 1등을 했다는 뉴스를 봤다. 그 뉴스를 보면서 살다살다 이젠 별게 다 대회거리이고, 뉴스거리네... 하면서 지나쳤던거 기억이 있다. 멍때리는데 무슨 대회를 나가 때리며 그걸 또 뉴스라고 내보내는가 하는 내 나름의 이유였던것 같다.

 

코로나로 1년을 집-회사-마트를 도돌이표 돌듯이 돌면서 내가 좋아하는 친구만나기, 직장 회식, 카페의 담소, 가끔하는 술한잔은 먼나라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아니, 전세계가 이러니 이젠 먼우주 이야기라고 해야 하나보다.

 

덕분에 늘어난 것은 체중과 요리실력. 지금 다시 멍때리기 대회 뉴스가 나온다면, 내겐 그건 정말 뉴스거리일듯 하다. 왜냐하면, 코로나 1년을 보내면서 그 멍때리기 시간이 획기적으로 늘었을거 같기 때문이다.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힐링, 템플스테이, 소확행' 등의 단어가 이젠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 단어들을 새마을 운동시대에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가 들으신다면 배부른 소리하고 있다고 하실지도...

 

네덜란드에서는 청교도의 영향이 커서인지 우리 동양인들에게 필수적인 격식, 예의차리기 등의 보여주기식의 관습은 없다고 한다. 파티에서도 땅콩과 맥주만을 내놓는다고 하니 말이다.

 

그런 그들은 '자기 자신'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로 '닉센' 문화가 잘 발달되어있나보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면서 다들 '나도 닉센을 하고 있다'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시시때때로 내가 닉센한다고 느꼈으니 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 멍때리기 만이 닉센이 아니고, 청소하면서, 샤워하면서, 산책하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반려 동물과 놀면서, 반려식물을 돌보면서, 잠시 컴퓨터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눈감고 쉼을 취하는 모든 것이 닉센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모든 홀로 즐기는 닉센의 시간이 일의 능률이나 새로운 창조적인 생각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한다. 하기사 우린 익히 목욕탕에서 '유레카'를 외친 그 성인을 알고 있다.

 

이 책은 닉센을 취하는 다양한 방법을 보여 주고, 멋진 사진도 함께 실려있다. 그 사진들이 너무 선명하지 않아서 더 편안해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편안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그야말로 '닉센'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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