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작은 테이블이여
김이듬 지음 / 열림원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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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초에 JTBC에서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라는 드라마를 방영했었다. 특별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강원도 산골 배경의 작은 책방에서 동네 사람들과 독서모임도 하고, 화목난로를 가운데 두고 커피와 군고구마 등 간식도 나눠먹고, 낮엔 책방 문을 닫은채 앞의 빙판에서 썰매타는 아이들을 돌봐주는 모습이 참으로 따뜻해서 드라마 내용을 보지 않고 화면을 멍때리며 본 적이 많았다. 그 드라마를 보면서 저런 책방이 진짜 있다면 대체 책방 주인은 어떻게 경제적으로 살아가나... 하는 걱정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마침 안녕, 나의 작은 테이블이여책을 받은 날이 전국에 폭설로 교통대란이 일어난 날이었다. 분홍색 책을 들고 작은 방 창가에 앉아 눈을 보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읽는 내내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드라마 속의 책방이 오버랩되는 느낌이었다. 이듬 책방을 일산으로 찾아가 보고싶은 마음이 저절로 드는 책이다. 전 세계가 강제적인 으로 몸살을 앓은 지난 1년이지만 그 누구도 그 쉼에서 진정 편안한 쉼을 찾지는 못 했다. 이 책은 내용이 에 대한 책이 아닌데도, 읽으면서 내게 편안한 쉼을 준 책이다.

이듬 시인은 작가(콕 집어 시인)이면서, 책방을 운영한다. 그 책방은 여러 가지 문화행사도 하고, 인생 상담도 하고, 독서 모임도 하고, 누군가에겐 카페이기도 하면서, 쉼터이기도 하다. 동료 작가들은 모두 말렸지만 그녀는 호숫가에 책방을 열었고, 그 책방을 운영하느라 심한 탈모에 건강을 해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책방 운영을 포기하지 않았고, 이젠 다른 곳으로 책방을 옮기게 되면서 호숫가 책방에서의 시간을 이 책에 차곡차곡 담았다.

나는 에세이를 읽으면 누군가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느낌도 든다. 이 책 또한 그랬다. 가본 적 없는 일산 호숫가를 걷고 있는 느낌도 들었고, 이듬 책방 창가에 앉아 호수를 멍때리며 바라보고 있는 느낌도 들었다. 그녀의 이듬 책방은 문화가 살아있는 작은 공간이지만, 책방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는 문화 뿐만아니라 지식, , 힐링, 인생을 얻어가는 공간이지 싶다. 물론 책방 주인인 그녀에게는 처절한 삶의 현장이겠지만 말이다. 꼭 한번 이듬 책방을 찾아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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