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에 엄마가 되다
야마모토 메구미 글, 스기우라 유 그림, 박주영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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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돌이 지나고 나니 슬슬 주위에서 둘째 계획을 묻기 시작했다. 묻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들 하나니 '딸은 있어야지' 라는 이야기나 혼자 자라는 아이는 외로우니 '동생을 만들어줘야한다' 라는 이유모를 압박까지..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지만, 내가 둘째 계획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가 나이이다. 물론 아직은 노산까지는 아니지만, 그것도 몇년 남지 않았고, 무엇보다 지금도 아이를 기르며 체력이 부치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를 기르면서 경제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만은 없는데, 우리 부부가 정년퇴직하기 전에 첫 아이가 취업하고 결혼해 자리를 잡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기에, 둘째까지..? 하면 조금 멈칫하게 되는 것이 현실.


아무튼 이런 류의 생각을 참 많이 하는 요즈음, 43세라는 나이가 강렬하게 다가오는 제목의 이 책을 만났다. 식중독일까? 하는 생각에 병원을 찾았다가 임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 주인공. 드라마에서 흔히 보게 되는 좋아서 펄쩍펄쩍 뛰지는 않았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축하해주는 남편을 가진 그녀는 임신 이후 많은 감정의 변화를 겪는다.


그 중 가장 큰 것이 노령 출산에 대한 우려이다. 출산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찾아 여기저기 다녀야했고, 유산의 위험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주변에도 천천히 알리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노산이기 때문에 기형아의 위험도 크다는 이유로 양수검사에 대해서까지 고민을 해야만 했다. 입덧만 잠깐 사라져도 혹시나? 하며 걱정하던 그 시기를 겪어봤기에 주인공이 참으로 안쓰럽기까지 했다.


주인공은 엄마이기에 이런저런 어려움들을 훌훌 털고 일어나 엄마가 되었다. 단지 나이가 이유가 되어 아이를 갖기 걱정하는 사람이나 노산이라 걱정이 큰 사람들이 가볍게 읽기 좋은 만화로 구성된 책이었다. 회사에서의 대처나 어린이집 구하기까지. 일본이라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르지만 유용한 정보들이 많았고, 인터넷을 무조건 다 믿지 말고 의사에게 조언을 구하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조언 역시 들어 있었다.


챕터에 자세한 설명이 추가되어 만화이기에 부족할 수 있는 설명을 보충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읽기 전에 기대했던 것 만큼의 노산에 관한 두려움에 대한 위로가 충족이 다 되지는 않아 조금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만화의 특성상 부담없이 가볍게, 조금은 즐거운 기분으로 읽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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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교육 두 번째 이야기 - 꼴찌도 행복한 교실
박성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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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새내기 시절. 파릇파릇했고 꿈 많던 첫 학기에 들었던 전공 수업시간에 독일의 발도르프 학교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나중에 공부를 하면서 지겹도록 들었던 13년 담임제로 운영되는 슈타이너의 발도르프 학교였지만, 그 당시 지극히 한국적인 환경에서 자라왔던 내게 발도르프 학교는 꿈의 학교였다. 나중에 아이를 낳게 된다면 발도르프 학교에 보내고 싶다! 라는 생각을 갖게 될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막연하게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발도르프 학교와 독일. 막상 아이를 낳고 나니, 독일의 학교에 보내는 일이 현실적으로 녹록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만 여전히 내게 꿈의 학교기는 하다.


그래서 자녀들을 독일에서 학교를 보내며 독일 교육에 대한 글을 꾸준히 썼다는 저자의 책이 끌리고 궁금했고,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기면서 읽는 내내 감탄, 또 감탄을 하며 때로는 아이들과 독일 학교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저자처럼 한국적 교육을 받은 내 자신의 한계에 대해 안타까워 하기도 하며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초등학교 아이들도 자신의 권리에 대해 알고, 이를 지키려고 하는 나라.

성적을 중요시하지 않고, 주변 아이들의 성적과 비교하지도, 신경쓰지도 않는 나라.

대학 입시가 중요하시는 하지만, 그래도 휴가철에는 온 가족이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 나라.

공부 못하는 학생일수록 학기 중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으니 방학에 쉬어야 한다는 나라.

학생과 교사의 내기로 성적을 15점 만점 중 2점을 올려주기로 했어도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 나라.

교과서로 수업하기 보다는 시사적인 것으로 수업 내용을 휙휙 바꾸기도 하는 나라.

강한 교권으로 평가 방식이나 점수를 교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라.

교장이 되려는 교사가 별로 없는 나라.


대강 적어보아도 우리나라와 참 많이 다르구나- 싶은..

그래서 혹시라도 아이가 독일에서 공부를 하게 된다면 끝까지 그 곳에서 학업을 계속해야지, 우리나라에 오면 적응하기 쉽지 않겠구나, 하는 노파심이 벌써부터 드는 나라.


틀에 짜여진 교육 방식으로 자라왔고, 그 방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기까지 했었기에, 독일의 교육은 내게 동경의 대상이지만 요원한 대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처럼, 저자처럼 스스로는 겪어보지 못했지만 우리나라의 교육의 변화에 이런 이야기들이 큰 자극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면 우리날의 교육도 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학비, 경쟁, 폭력이 없는 교육의 나라, 독일.

아이가 갈 수 있다면 좋고, 그게 아니더라도 언젠가 한번쯤은 꼭 가보고픈 궁금한 나라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독일의 교육이 더 많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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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있을까?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45
이재희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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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있을까?


부쩍 정신이 없는 요즈음.

아이를 낳으면서 기억력도 함께 낳았다는 우스개 소리를 하는 요즈음.

내가 참 자주 하는 말.


그런 이 말이 그림책 제목이라니- 하는 반가운 마음, 조금은 재밌다,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받아들었다.

 


 


 

예쁜 분홍색 도트무늬 우산과 귀여운 고양이 세 마리가 있는 이 책.


문득 생각해보면-

기억속에서 잊혀진 참 많은 물건들이 있었고,

잘 사용하다가 어느 순간 사라진 물건들이 있었고,

그 존재조차 잊었던 것들, 혹은 잊고 있다가 생각나서 찾으려고 했던 것들,

그리고 끝까지 찾지 못했던 것들이 참 많다.


원래 없어지게 마련이라며, 아무리 사도사도 끝없이 사라지는 동그란 고무줄 머리끈과 실핀부터 시작해서,

예쁜 샤프라던가 지우개, 펜과 같은 필기류들

색연필이나 크레파스 한 두개

예쁜 책받침들

가끔은 우산이나 인형들.


그것들은 전부 어디 갔을까?


지금도 찾고 있고, 내 아이도 크면 그런 추억들을 찾게 되겠지.


시공주니어의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은-

우리 정서와 우리 이야기를 우리 작가들의 글과 그림으로 만든 창작 그림책 시리즈다.

 문학이라는 큰 범주 아래 다양한 주제, 다양한 형식, 다양한 화풍의 작품들을 모두 아울러, 우리 아이들의 감수성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책 시리즈.

여러 유명 창작 전집들이 일본 작가 작품이 많은데, 우리 작가들의 창작 그림책이라 더 관심이 가고 끌린다.

그리고 그래서인지 이 책의 작가가 이야기하는 추억들에 공감이 더 많이 가는 것도 사실이고..^^


 


 

학예회 시간에 연주하던, 유치원 발표회에서도 연주하던 탬버린.

어디 갔을까?


 

이렇게 토끼들이 뛰어 노는 트램펄린이 되었다.


왠지 웃음이 절로 지어지는 행복한 상상력.

내 탬버린 위에서 뛰어노는 토끼들이라니...ㅎㅎ


이 책에는 이렇게 잊혀진 물건들이 탬버린 외에도 여러가지, 다양하게 등장한다.


엄마가 예쁘게 깎아주셨던 연필

생일선물로 받은 빨간색 필통

친구가 선물해준 반짝이는 목걸이

빨간색 크레파스

해질때까지 타고 놀던 인라인 스케이트

비오는 날 챙겨다니던 분홍색 우산


전부 어디 갔을까?

 

모두 어딘가에 잘 있겠지?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등장하는 내 잃어버린 물건들의 현재 모습들은..

행복한 상상이기에 참 즐거웠다.


페이지를 넘기기 전, 아이와 함께 어떻게 되었을까? 를 함께 이야기해보는 재미 역시 빠질 수 없겠지!


이 책을 읽으면서 잊고 있던 많은 물건들이 떠올랐다.


전부 어디 갔을까?

다들 어디에 있는 걸까?

모두 어딘가에 잘 있겠지?



★시공주니어북클럽에서 제공받은 도서로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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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아이 고 -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
콜린 오클리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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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게 잘 살고 있던 어느 날, 젊디 젊은 주인공은 자신의 유방암이 재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도 온 몸으로, 심지어 뇌까지 전이가 된 상태.

당연한 순서로 좌절하고 슬픔에 무너지기도 하지만, 데이지는 자신의 슬픔 보다는 남을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특히나 요리도 못하고, 집안 수리도 못하고, 정리도 못하고, 양말도 침대 아래로 벗어던져놓는 남편에 대해서. 그래서 데이지는 자신이 죽은 후에 혼자 남게 될 남편을 위해 남편의 새 아내를 찾기 시작한다.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아내의 이야기, 라는 소재지만 이 책은 최루성 책은 아니다. 혼란스럽고 슬프고, 때로는 화가 나는 데이지의 내면 세계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어서 오히려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기도 한 책이었다.


내가 만약 데이지처럼 앞으로 4개월, 혹은 6개월, 길어야 1년.. 밖에 더 살지 못한다면, 난 어떻게 하게 될까? 가끔 수명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100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난 건강할 때까지만 살고 싶다, 라고 이야기를 하곤 했지만, 당장 금방 죽게 된다면, 이라는 생각을 하자 왜 이렇게 아쉬운 게 많고, 그 동안 하지 않고 참아온 일들이 억울하게까지 느껴지는지.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 라는 허무맹랑하기도 하고, 누군가가 내게 그런 이야기를 한다면 미친 것 아냐? 라고 반응할 지도 모르는 이 책의 부제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데이지를 이해하게 되고, 데이지의 시각에서 보고, 생각하고, 느끼게 되어서인지 참 와닿고 안쓰럽고 애처롭게 느껴졌다.


과연 데이지가 남편 잭을 위한 새 아내를 구하고 세상을 떠나게 될까?

ㅎㅎㅎ 글쎄. 스포는 금물.

아무튼 암, 시한부와 죽음을 소재로 한 책이었지만 눈물을 많이 자아내지 않아 좋았고, 담담한 시선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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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 마운틴
데이비드 밴 지음, 조영학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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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와 코맥 매카시의 계보를 잇는, 미국 현대문학의 젊은 거장 데이비드 밴.

<자살의 전설> 이라는 전작으로 유명해졌고, <고트 마운틴> 에서 역시 전작처럼 삶의 근원으로서의 죽음, 실존에 대한 문제인식과 이에 대한 끊임없는 투쟁을 담아내고 있다, 라고 평가받고 있다.


요즘들어 추리소설만 열심히 읽었던 까닭일까, 읽는 내내 조금 당황스러웠고 의식의 흐름에 따르는 듯한 저자의 서술을 따라잡기가 조금 버겁기까지 했다. 마지막 페이지의 역자의 말에서 '독자 여러분의 일독을 권한다.' 라는 말에 빵 터지면서도 다시 한번 읽어야겠어, 라는 생각을 하는 것 역시 그러한 까닭에서일 것이다.


사냥을 위해 떠난 야생의 세계. 열한살 소년은 문명을 떠난 고트 마운틴에서 삶과 죽음이라는 것에 맞딱뜨리게 된다.

사슴 사냥을 위한 데뷔전을 떠난 소년은 처음으로 허가받은 총으로 사냥 첫 날 사슴이 아닌 밀렵꾼을 향해 총을 쏘았고,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명중을 시켜버렸다. 그리고 그 후 처리로 할아버지와 아버지, 톰 아저씨 사이에 다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세 사람의 이야기와 나무에 걸린 시체, 그리고 조금은 태연해보이는 소년.

아벨을 죽인 카인의 이야기와 고통에 울부짖는 사슴을 죽이는 소년.

열한살 소년이 행하는 사슴 해체 이야기까지.


왠지 머리가 지끈거리는 저자의 서술 방식이었지만 책을 덮지 못할 무언가가 있는 그런 책이었다.


톰 아저씨는 소년에게 자수를 권한다. 아버지는 시체를 함께 묻자 이야기한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아버지에게 나를 죽일 것을 권한다. 그리고 나는...?


사슴 시체와 함께 홀로 버려진 소년이 시체를 끌고 캠프로 돌아가는 멀고 먼 길.

사슴의 머리와 함께 달린 시체.

종종 등장하는 예수의 고난과 카인과 아벨.

이 책에는 철학과 종교 이야기들이 교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죽이고 있다. 이 세상에 온 것은 어쩌면 그래서일지도.


라는 말처럼 그 무엇도 죽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죽이고 살아가는 일의 합법과 불법, 그리고 그 뒷처리가 다를 뿐인 것일 듯.


태연을 가장한 어른들의 일 처리는 어른스럽지 않았고, 일을 파국으로 몰아가 마지막 결론은 처절하기까지 했다.

소년은 그 후로 어떤 삶을 살아갈 수 있었을까. 아니, 톰 아저씨의 얼굴을 어떤 표정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묵직하면서도 진지한 저자의 서술을 따라가며 읽은, 무거운 책이었나보다. 읽고 나서도 개운하지 못한 무언가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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