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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교육 두 번째 이야기 - 꼴찌도 행복한 교실
박성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7월
평점 :
대학교 새내기 시절. 파릇파릇했고 꿈 많던 첫 학기에 들었던 전공 수업시간에 독일의 발도르프 학교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나중에 공부를 하면서 지겹도록 들었던 13년 담임제로 운영되는 슈타이너의 발도르프 학교였지만, 그 당시 지극히 한국적인 환경에서 자라왔던 내게 발도르프 학교는 꿈의 학교였다. 나중에 아이를 낳게 된다면 발도르프 학교에 보내고 싶다! 라는 생각을 갖게 될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막연하게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발도르프 학교와 독일. 막상 아이를 낳고 나니, 독일의 학교에 보내는 일이 현실적으로 녹록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만 여전히 내게 꿈의 학교기는 하다.
그래서 자녀들을 독일에서 학교를 보내며 독일 교육에 대한 글을 꾸준히 썼다는 저자의 책이 끌리고 궁금했고,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기면서 읽는 내내 감탄, 또 감탄을 하며 때로는 아이들과 독일 학교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저자처럼 한국적 교육을 받은 내 자신의 한계에 대해 안타까워 하기도 하며 마지막 페이지까지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초등학교 아이들도 자신의 권리에 대해 알고, 이를 지키려고 하는 나라.
성적을 중요시하지 않고, 주변 아이들의 성적과 비교하지도, 신경쓰지도 않는 나라.
대학 입시가 중요하시는 하지만, 그래도 휴가철에는 온 가족이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 나라.
공부 못하는 학생일수록 학기 중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으니 방학에 쉬어야 한다는 나라.
학생과 교사의 내기로 성적을 15점 만점 중 2점을 올려주기로 했어도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 나라.
교과서로 수업하기 보다는 시사적인 것으로 수업 내용을 휙휙 바꾸기도 하는 나라.
강한 교권으로 평가 방식이나 점수를 교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라.
교장이 되려는 교사가 별로 없는 나라.
대강 적어보아도 우리나라와 참 많이 다르구나- 싶은..
그래서 혹시라도 아이가 독일에서 공부를 하게 된다면 끝까지 그 곳에서 학업을 계속해야지, 우리나라에 오면 적응하기 쉽지 않겠구나, 하는 노파심이 벌써부터 드는 나라.
틀에 짜여진 교육 방식으로 자라왔고, 그 방식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기까지 했었기에, 독일의 교육은 내게 동경의 대상이지만 요원한 대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처럼, 저자처럼 스스로는 겪어보지 못했지만 우리나라의 교육의 변화에 이런 이야기들이 큰 자극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면 우리날의 교육도 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학비, 경쟁, 폭력이 없는 교육의 나라, 독일.
아이가 갈 수 있다면 좋고, 그게 아니더라도 언젠가 한번쯤은 꼭 가보고픈 궁금한 나라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독일의 교육이 더 많이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