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밝아오기 전 고요한 새벽시간. 365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펼쳤다. 읽으며 묵상하고 기도하는데 금새 마음이 따뜻해진다. 하루의 시작이 은혜로 꽉 찬 느낌이다. 너무나 사랑하는 1문. 머물 때마다 벅차오른다. 저자도 역시 이 질문 앞에 서니 눈물이 날 것만 같다고 표현하셨다. 나도 역시 그렇다. 문답 자체 뿐만 아니라 저자의 묵상 또한 따뜻하다. 깊은 우물에서 길러올린 맑고 시원한 느낌도 든다. 묵상에 공감되고 깨닫는 부분이 많아서 중간중간에 눈물흘리면서 기도하게 된다. 덕분에 어느 페이지에서는 한참을 머물다가도 가독성이 좋아 술술 읽히기도 해서 페이지마다 읽는 속도가 달랐다. 이 책을 더 빨리 소개하고 싶은 이유가 2023년을 시작하며 소장하기 너무나 좋은 책이기 때문이다. 365일 한페이지씩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새해를 맞이하며 하루에 하나씩 읽기를 결심해도 좋을 것 같다. 나처럼 아침에 꾸준하지 못하다면 한 주에 한 주차씩 읽어도 좋을 것 같다. 토요일 같은 아침에 그 주차 내용을 몰아서 읽는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 하이델베르크의 특징 상 52주로 되어 있는 것도 큰 장점으로 매일 못읽었다고 좌절할 필요가 없다. 책 소개에 나온대로 조금씩 차근차근 머물기만 한다면 스스로 길을 찾아가도록 힘을 길러 줄 것이다.
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드러나든, 그렇지 않든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이다. 그런데 과연 돈에 대해서 얼마나 고민하고 공부했을까? ‘거룩하게, 가치 있게, 슬기롭게’라는 관점에서 말이다. 그래서 제목만으로도 기대되는 책이었다. 꼼꼼하게 읽느라 정독에 시간이 걸렸지만 그만큼 내용이 알차고 가치가 있었다. 사실 한 번 읽고 끝내기가 아쉽기도 했다. 맨 뒷부분에 ‘성찰과 토론을 위한 질문’이 각 장별로 준비되어 있는데 이 질문들로 독서모임이나 토론을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독서모임을 진행해 봐야겠다.책의 좋았던 점은 일단 저자 두 명이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자랐다는 사실이다. 클라이브 림은 싱가포르 출신, 폴 스티븐스는 캐나다 벤쿠버 출신이다. 보통 외국에서 쓰여진 책들은 서양 중심적인 시각이 대부분인데 이 책은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고 동서양을 아우르다 보니 동양인의 관점에서도 이해되고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많아서 좋다.또한 돈과 관련된 역사와 정의를 두루 살피기도 하면서 개인의 경험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어서 내 삶과 관련해 적용점을 찾기에 쉽다. 마치 돈이라는 산을 오르내리며 두루 살피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살피다 보니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돈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았다.마지막으로 돈에 대한 관한 은혜의 태도와 이웃을 섬기는 마음을 가지게 한다. 우리가 돈을 벌고 일을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결국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다. 억지로 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함으로 기쁘게 드리는 태도로 우리를 안내한다. 오늘도 일터에서 하나님과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기쁘게 일하고, 또 생기는 수입으로 기쁘게 드리기로 결단해본다.
"교과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사건 속 숨겨진 진실이 벗겨진다!"라니. 흥미로울 수 밖에 없다. 학교와 교과서는 담아내지 못하는 역사의 상상력과 흥미를 증진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펼쳤다. 총 8개의 장에서 각 사건들을 만날 수 있다. 놀라운 점은 너무나도 술술 잘 읽힌다는 것이다. 나같이 역사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그렇치 않은 사람이라도 마치 한 편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잘 읽힌다. 가독성이 너무 좋아서 나도 단숨에 읽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때로 역사 책을 읽어나 역사를 주제로 한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면 왜곡된 부분 때문에 불편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도 했는데. 이 책의 내용은 전혀 그런 것이 없었다. 각 장마다 전문가들이 자문해서 그런지 탄탄하게 사실에 기반하여 저술 된 것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벌거벗은 한국사> 프로그램이 왜 인기가 있었는지 책을 보면서 더 확실하게 알 것 같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나라는 없다. 이런 책과 프로그램들이 더 많이 나오고 사랑받아서 교실에서 뿐만 아니라 공공의 영역에서 역사활동이 더 활발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번 '사건편' 뿐만 아니라 '인물편'도 있디고 하니 또 읽어봐야겠다
처음 책을 알게 되었을 때는 "입양"이란 주제로 쓰여진 글 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 책은 그것을 넘어서서 이상의 매력이 있다는 것은 한장 한장 넘기며 발견할 수 있었다. 먼저 책 안에 사진과 색감, 디자인이 너무 예쁘다. 특히 제주도의 이국적인 사진들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진 속에 늘 있는 아름다운 꽃들. 이런 사진은 애정을 가지고 대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을 법한 소중해보이고 아름다운 사진이었다. 자연과 꽃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책에 담겨있는 사진의 매력을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 뿐만 아니라 책에 담긴 내용은 단순히 입양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정원사로서 작가의 삶과 일상이 오롯이 담겨있다. 꽃들과 정원, 향기까지 느낄 수 있다. 마치 제주도의 한적한 한 곳에 와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이러한 매력들에 더해서 주로 흘러가는 입양아 그레이스의 이야기. 심장이 아픈 아기로 태어나 아무에게도 사랑 받지 못했던, 작고 여리고 연약한 생명을 품는 따뜻한 이야기의 울림이 엄청나다. '글을 시작하며' 부분에서 몇장 넘기지 않았는데도 나는 이미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그 작고 소중한 생명인 그레이스가 이 가정에 함께한 순간부터 일곱 번째 봄을 맞이하기까지 얼마나 아름답고 뜨겁고 소중한 사랑이 있었는지.. 그것이 우리 인간의 노력과 힘으로 불가능하지만 하나님이 선물같이 주신 마음으로 가능했다는 것을 함께 느끼며 함께 감사할 수 밖에 없었다. 입양이라는 과정과 정원을 가꾸는 일을 함께 보여주며 꽃향기와 같은 삶의 다양한 모습을 만나게 되는 따뜻함이 느껴졌다.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 그리고 정원을 가꾸는 일은 단번의 눈에 보이는 변화가 아니라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이고, 아껴주고 보듬으며 사랑하고 노력하는 인내의 시간으로 물들여 진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들은 영원하고 무안하며 불변하시는 그분으로부터만 가능하다는 사실도 말이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세움북스의 신춘 문예는 2021년과 2022년 총 2회에 걸쳐서 진행되었다. 투고의 마음도 있었으나 잊고 있던 그 때 2022 세움북스 신춘문예 작품집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작년이랑 비슷한 표지이지만 다른 색깔과 다른 내용을 입고 책으로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요동쳤다. 책을 받자마자 수상하신 분들의 이름을 살펴보았다. 어떤 상을 받았느냐와 관계없이 이렇게 글을 써서 투고하신 다는 것 자체만으로 대단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부터 읽기 시작했다. 엄청 뛰어나고 문학적으로 대단한 글은 아니지만 감동과 울림을 주는 내용이었다. 단편소설에서 우수작을 수상하신 양동진의 '가시 이야기 -새롭게 돋아날 가시를 향해-'는 유다라는 고슴도치의 이야기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몰입이 안되다가 뒤로 갈 수록 엄청난 몰입감을 주었다. 고슴도치 유다가 자신의 가시로 인해 절망하던 시간에서 벗어나 여행을 시작하고 사막에서의 경험들과 특히나 사막에서 길을 잃었을 때, 선인장 엠마오 어르신을 만난 것이 인상깊었다. 그둘의 대회를 통해 내 인생과 내 삶의 가시 같은 부분들도 돌아보게 되었다. 또한 엠마오의 말이 하나님이 들려주시는 음성 같아서 울컥하기도 했다. "그것 역시 단순하지만 어렵단다. 상상이 아닌 오늘의 현실을 걸으면 돼. 하루살이의 날갯짓같이, 상상보다 더 강력한 현실을, 보이지 않는 오늘로 보이는 오늘을 덮으면, 그분이 오늘도 여기 계신다는 강력한 현실을 볼 수 있지." (58-59)보이지 않는 오늘, 보이는 오늘. 이 표현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현실의 삶을 사는데 바쁘고 힘들다 느껴지는 날이었는데 그 날의 해석이 달라지는 것 같았다. 보이는 오늘의 치열함을 통해 작은 몸부림을 통해 그분이 오늘도 여기 계신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강력하게 느끼는 현실을 사모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