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밖에 살 수 없다면 인문고전을 읽어라
김부건 지음 / 밀리언서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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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소식을 전하고 보고 듣는 문화에 익숙한 미디어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매일 업로드되는 동영상처럼 삶의 속도가 빨라지다 보니 스킵 하며 자극적인 것만 찾아다닌다. 인문고전은 낡고 고루한 옛 지식일 뿐이다. 오늘도 미래에 펼쳐질 첨단 기술에 매혹되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기도 벅찬 시대에 인문고전을 읽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인문교양을 배우는 까닭은 인간의 본성과 지혜를 압축해놓은 진리를 얘기하기 때문이다. 그 본바탕을 깨닫는다면 삶의 어려움이 우리에게 닥칠 때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기 때문이다. 아무리 세상이 변한다 해도 인문고전은 삶의 본질을 꿰뚫고 올바르게 살아가도록 이끄는 혜안을 준다. 인간의 삶은 짧기에 인문고전은 어두움을 비추는 등대다.


대부분 '논어'에서 발췌하였지만 가볍고 쉽게 읽을 만큼의 분량으로 인간관계, 성공, 자기관리, 마음 다스림 등의 내용을 추려서 소개한다. 경험과 실수로 터득한 지식 외에 책을 읽음으로써 깨닫고 실천에 옮긴다면 우린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인문고전은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삶의 지혜가 담겨있다. '옛 선조의 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고 말하는 이유도 산전수전 다 겪은 이들이기에 해줄 수 있는 말이다.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를 때가 많다. 문제에 봉착할 때마다 인문고전에 나온 글귀들이 실마리를 제공할 때도 있다.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는 근시안적으로 바라봤던 일들이 차차 안정을 찾고 보면 별것 아닌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인문고전이다.


원문만 읽을 경우 딱딱하고 이해가 잘되지 않는데 쉽게 해석해 주는 책을 읽으면서 삶을 되돌아본다. 인문고전을 미리 읽으면서 교훈을 얻기도 하지만 상황이 벌어진 이후에 다시 읽는다면 지혜롭게 문제 해결할 방안을 강구하게 된다. 인간은 언제나 실수를 반복하는 어리석은 존재이기 때문에 늘 인문고전을 가까이하며 올바른 삶의 방향을 향해 나아간다. 인문고전을 밑바탕에 두지 않고 살아간다는 건 지도 없이 꿈을 좇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려면 시대를 막론하고 인문고전을 읽어야 한다. 성공만 쫓을 것이 아니라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무엇을 우선시하며 살아야 하는지 알게 된다면 그 어떤 새 찬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존감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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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존재 자체로 낙인이었어
오현세 지음 / 달콤한책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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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책은 젠더 갈등 이슈나 남녀평등을 다루는 책이 아님을 밝혀둔다. 지금으로부터 5천여 년 전 중국 상나라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갑골문자를 통해 남자가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과 고대사회에서는 여자의 존재 자체를 낙인찍어 어떻게 해석했는지 중점적으로 보면 된다. 이 책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갑골문, 금문, 초계간백, 전문, 허신, 설문해자, 설문, 동파문, 간체자, 한전, 바이두 등의 개념을 미리 알아두면 좋다. 따라서 현재 우리가 사는 시대를 기준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갑골문자가 만들어졌던 시대에 빗대어 보면 오히려 한자의 뜻을 익히는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남성 중심 사회였던 과거에는 동서양이 여자를 바라보는 관점이 비슷했던 것 같다.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의미가 많았다.


갑골문자가 현재 한자 표기어가 된 것인데 고스란히 글자에 남겨져서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온 것이다. 글자로 해석된 여자는 아리따우면서 동시에 음탕한 존재다. 이 책은 인문학적으로 남녀 간의 문제를 해석하는데 깊은 이해를 위해 읽어둘만하다. 단순히 이분법적으로 바라볼 것도 없고 과거와 현재의 차이점을 폭넓게 보면 어느 지점에서는 남녀의 차이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게 된다. 글자에 대한 해석이 주를 이루는데 기원과 의미를 알면 어릴 적부터 알게 모르게 관습화되었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내뱉는 말이 곧 생각으로부터 나오는 것인데 고스란히 여자에 대한 고정관념이 박히게 된 원인인지도 모른다. 사회적으로 남녀의 역할을 구분 짓는데 익숙해져 있다 보니 서로를 필요로 하지만 이해 못 하는 부분이 많아지게 된 것이다.


고대사회에는 사회 구조나 역할 분담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우월한 지위를 누렸고 이런 인식에서 비롯된 남녀의 정의가 옛 문자로 나타난 것이다. 맺는말에서 "놀랍게도 여자를 남자와 동등한 존재로 본 글자를 단 하나로 찾을 수 없었습니다."라는 말에 공감하며 이분법적인 시선에서 탈피하여 시대가 변한 것처럼 남녀의 인식 차이도 변하는 게 맞다. 남녀는 한 몸인데 어느 한쪽을 차별하고 나와 다른 존재로 여긴다면 결국 우리는 불행해질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이제는 동등하게 바라봐야 한다. 남녀 갈등은 과거의 잘못을 답습할 뿐이다. 현재에 맞는 해법으로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벗어나 함께 삶을 헤쳐나가는 동반자로 바라본다면 해묵은 갈등도 풀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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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수 없는 사람들 - 소외된 노동계급의 목소리에서 정치를 상상하기
제니퍼 M. 실바 지음, 성원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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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문화, 사회 계급, 불평등, 성인기 이행, 가족과 친밀한 삶 등이 주요 연구 관심사인 저자는 사회학 박사로 100명이 거주하는 펜실베이니아 탄광촌 콜브룩에서 노동자들을 인터뷰하며 연구한 내용을 이 책에 담았다. 또한 현재 노동계급이 놓은 현실과 정치적 가능성을 모색해 보았다. 노동계급에게 가장 취약한 부분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는 일이다. 그들의 가난, 질병, 실업, 부채, 중독, 투옥, 폭력 등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이 노동계급의 삶을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콜브록에서 여러 노동자들을 인터뷰했지만 삶은 암울했고 빠듯한 생계를 해결하느라 무기력했고 체념의 한숨도 읽혔다. 정치인을 향한 냉소와 혐오의 감정은 그들이 현실이 바꿔주리란 기대나 희망도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자신들의 고된 노동, 끈기, 의지력을 바탕으로 공정한 몫의 존중과 사회적 포용을 요구한다. 역설적이게도, 이들은 자신의 미래를 통제하겠다고 하면서도 악의를 품은 '그들'이 자신들의 통제력 밖에서 정치적 결정을 내리고 자신들의 강력한 정치적 비판을 못 들은 척한다고 말한다."


미국 노동계급(흑인과 히스패닉계, 유색인종)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와 닮은 부분도 존재한다. 제일 이해가 되지 않았던 건 같은 노동자끼리 서로를 비난하고 특정 정치인들의 의견을 동조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기득권층에 서서 노동문제를 외면한 채 파업을 벌인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것을 봤다. 정치에서 소외받는 계층이 사회에 목소리를 내기란 어렵다. 민주시민의 적극적 권리행사가 투표인데 투표율이 저조한 이유도 현실 정치에 대한 기댓값이 낮기 때문이다. 이 책은 탄광촌 콜브룩에 거주하는 노동계급과 가족 구성원들을 인터뷰하며 있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민주당과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선택하는 기준도 다들 제각각인 이유에 따라 결정하는 점도 흥미로웠다.


우리나라는 여러 차례 대선, 총선,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점점 투표가 가진 중요성을 깨닫는 중이다. 정치에 무관심하여 투표를 하지 않을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았다. 내 투표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모 나이트의 말이 뼈저리게 다가온다.


"최근에는 정치에 관심을 갖지도 못했어요. 그냥 요즘에는 내 인생의 거지 같은 일들에 둘러싸여 있었죠."

"진짜 하나도 없어요. 다른 나라에 가진 않겠죠. 그치만 내가 미국인이라서 자랑스럽지도 않아요."

"그 사람들은 솔직히 이 빌어먹을 나라를 땅속으로 끌고 가잖아요. 내가 그래서 투표를 안 하는 거예요. 뭐에 대해서는 착한 관심 같은 걸 가진 사람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다 돈에 홀린 거예요."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와 국민이 좌우로 나뉘어 서로 대립하는 양상을 보면 정치에 회의감을 느낄 법하다. 공동체가 무너진 현실 앞에 소외계층이 서로 연대하는 일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경제적 불평등과 신분 상승의 기회, 가난과 무기력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통이 대물림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콜브룩의 노동계급이 바로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다. 애써 외면해 온 우리들의 부끄러운 자화상들이 각자도생의 길로 불공평한 문제와 맞서야 한다는 게 서글프기까지 하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이들의 목소리는 잠겨버렸고, 오직 권력과 기득권을 붙잡은 채 투표를 정치의 이용수단으로 전락한다면 우리가 꿈꾸는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정치는 특정인들의 사유화 목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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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섹타겟돈 - 곤충이 사라진 세계, 지구의 미래는 어디로 향할까,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올리버 밀먼 지음, 황선영 옮김 / 블랙피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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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가정은 무의미하다고 한다. '만약 이 세상에서 곤충이 사라진다면'으로 시작하는 곤충 대멸종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인류에게 얼마나 큰 대재앙으로 다가오는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수분 매개자 역할을 해주던 곤충이 사라지자 농작물 생산이 급감하게 되었고 결국 황폐해진 지구에 생명체는 멸종을 맞이했다는 가상 시나리오다. 그 작은 곤충은 저마다의 역할을 하면서 지구상에 존재했었다. 이루 셀 수없이 많은 종들이 있는데 몇몇 곤충을 제외하곤 그들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당장 벌꿀 개체 수가 줄어들어도 수분 매개체가 부족해져서 과일 생산에 큰 영향을 끼친다.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꿀벌들이 알아서 수분 매개자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미래 가상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환경 파괴는 생태계를 파괴시킬 지경에 이르렀다. 곤충은 4억 년 이상 되는 지구 역사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종이다. 그런데 지금은 곤충의 소멸 위기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상황은 점점 심각해져 간다. 인간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데 곤충을 얼마나 큰 기여를 하는지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기를 바란다. 우리가 곤충의 역할을 제대로 안다면 그들과 함께 공생하는 방법도 알지 않을까? 농산물 재배에 있어서 곤충이 어떤 역할을 담당하며 도움을 주는지 대부분 무지해서 예전에는 농약을 살포해서 토양까지 오염시켰지만 이젠 바꿔야 한다.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곤충이 사라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아서다. 단지 해충으로 여겼던 곤충조차 자기만의 역할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 곤충들마다 서로 매개자로서 일하고 있다. 인간의 탐욕 때문에 이들이 사는 공간이 파괴되어 종이 사라진다면 연쇄적으로 생태계까지 흔들릴지 우리는 알 수 없다. 자연을 보존해야 한다는 건 무의미한 구호로 그칠 것이 아니라 세심하게 관리하고 그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서로 지켜야 한다. 무심코 자연에 내다 버린 쓰레기는 우리의 무관심으로 토양을 오염시켰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곤충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게 되었고, 곤충이 사라지지 않으려면 지속적인 교육과 보호하려는 노력 없이는 다음 세대에게 시한폭탄 같은 재앙을 선사해 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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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발밑에는 피렌체보다 화려한 부여가 있다
최경원 외 지음, 홍경수 엮음 / 북카라반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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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수도였던 부여에 대한 첫 기억은 작은 도시지만 역사의 숨결이 살아있다는 점이다. 부소산성에서 정림사지, 궁남지로 이어지는 거리가 직선으로 뻗어있어서 걷기 편했는데 국립부여박물관에 전시된 부여의 복원도를 보니 계획도시로 질서 정연하게 건설했음을 알 수 있었다. 백제의 문화유산이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부여는 금강을 가로지르면 백제문화 단지가 웅장하게 옛 영광을 재현하고 있어 꼭 가볼 만한 곳으로 손꼽힌다. <당신의 발밑에는 피렌체보다 화려한 부여가 있다> 다소 긴 제목의 이 책은 저자와 함께 떠나는 인문 답사 여행이라 해도 손색없다. 우리가 몰랐던 부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만나볼 수 있었고 그 안에는 역사와 특산품을 품고 지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부여를 떠올릴 때 부소산성, 낙화암, 궁남지 정도가 전부다. 시내도 그리 크지 않아서 아기자기한 느낌을 받는데 더 깊게 들여다보면 화려한 백제 문화가 꽃피웠던 곳이며, 금동 대향로와 함께 대표적인 문화재인 구세 관음상과 백제 관음상이 출토된 곳이다. 역사가 함께하는 도시가 뿜어내는 아름다움은 어디에 비할 수가 없다. 이 책을 쓴 저자들이 추천하는 1박 2일 여행 코스는 저마다의 매력이 있어서 그 발자취를 따라다니다 보면 부여의 매력에 푹 빠져들 것 같다. 가볼 만한 곳도 많고 예전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만큼 찾고 싶은 공간들이 있어서 다음에 부여로 여행 가게 된다면 들러보고 싶다. 도심지에서도 부여만의 매력을 간직한 채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음식점들도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읽고서 부여가 더욱 빛나 보였고 가볼 만한 곳이 참 많다고 느끼게 되었다. 대부분 대표적인 관광지 몇 곳만 보고 지나치는데 잘 몰라서 찾지 않은 탓이다. 백제교 건너편 규암로엔 현대적이고 젊은 감각으로 재창조한 공간들이 많았다. 부여만물상, 책방 세간, 수월옥, 부여 청년창고, 나무모리, 북토이, 패션 스튜디오 홍조, 목면가게·부여서고, 선화핸즈, 부여제철소, 수북로1945, 다올 전통찻집, 시월 등 언제부터 형성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도시재생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하여 이 규암로 덕분에 부여를 다시 찾고 싶어졌다. 책 제목처럼 어쩌면 이를 발견한 사람들로 인해 화려하게 빛나고 있는 듯하다. 그 안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펼쳐놓은 이야기보따리가 많을까? 부여가 바로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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