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 독일 최고의 과학 저널리스트가 밝혀낸 휴식의 놀라운 효과
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희상 옮김 / 가나출판사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읽어야 할 가치가 있는 좋은 책이다. 더더구나 야근이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일에 치이는 직장인들은 읽어보면 공감할 수 있는 직언들이 상당하다. 김정운 교수 말마따나 쉴 새 없이 가동하는 공장처럼 일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휴식을 취할 때 창의적인 능력이 나온다는 점이다. 머리가 말랑말랑하고 피로가 누적되지 않을 때 시간 대비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도 우리의 작장생활은 엇비슷하게 같은 패턴을 생태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매사에 정확한 독일이라고 해서 우리와 별 차이는 없는 것은 글로벌 사회에선 당연한 일일까? 유럽의 직장인들은 우리보다 평균 근무시간이 적은데도 조금이라도 더 쉬어야 한다고 하니 한국의 직장인들은 정말 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독일의 과학 저널리스트인 울리히 슈나벨은 이 책을 통해 휴식의 중요성에 대해 설득력을 가진 주장을 펼친다. 매끄러운 번역은 번역 특유의 이질감을 느끼지 않게 해주었다. 독일의 현재 모습도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사회적 분위기를 갖고 있었다. "우리가 지금껏 배운 행복한 인생이란 돈이 두둑이 쌓여 있는 계좌, 더 큰 집, 보다 빠른 자동차, 내키는 대로 떠나는 해외여행이었을 따름이다. 바로 이 일견 무한해 보이는 선택 옵션이 우리의 '다중 선택 사회'가 약속해주는 행복이며, 저마다 최신 유행에 따라 살 수 있다고 유혹한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에서 수백건에 이르는 광고로 휩싸인 공간에 노출되어 있다. 선택지 많을수록 행복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이다. 선택지를 줄일수록 구매력이 높아진다는 걸 실험으로 입증해냈다. 행복의 관점은 물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메일은 어쩌면 우리의 시간을 좀 먹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거나 거리를 조금만 지나다니면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많다. 예전보다 더 빠르게 시간이 흐르고 내 시간은 없는 것 같다.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을수록 중요한 인물인 것처럼 여긴다고 한다. 하지만 자기 시간의 주인으로 살기 위해선 이런 충고를 한다. "자기 삶이 어떤 조건을 가져야 하는지 스스로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만 하는 게 분명하다. 자신이 무얼 해야 할지 스스로 결정하는 사람은 그만큼 덜 스트레스에 시달렸으며, 더욱 건강했다." 타인에게 내맡긴 삶이 아니라 오로지 스스로가 모든 상황을 결정할 수 있어야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점이다. 아이들에겐 주도적인 학습을 원하면서 내 삶은 주도적으로 살지 못하는 걸까?


경제성장기에는 바쁘고 오래 일하는 것이 미덕이었다. 회사가 잘 되어야 내 삶도 윤택해진다는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믿음이 서서히 깨져가고 있다. 회사 이전에 내 몸을 먼저 챙겨야 소위 직업병을 얻지 않으며, 오래 일하는 것보다 주어진 시간에 맡은 일을 완수하는 것이 더 능력있는 사람이 아닌가? 시간 대비 생산성이 떨어지는 건 비효율적으로 일하며, 쓸데없이 소비되는 시간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잔여근무를 강요아닌 강요받으면서 일하게 되고, 회사 내 분위기가 그렇게 형성되면 우린 주도적으로 일하는 걸 포기하게 된다. 이 책은 후반부에 명상과 혼자 있는 시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여러모로 사이다같은 책이었다. 왜 피로누적 사회가 되었을까? 명쾌하게 답을 내린다. 주말에 나는 조금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즐길려고 한다. 휴식의 달콤함을 맛볼려고 한다. 이 책은 분명 현대인들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며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자기계발서로 분류되는 책이지만 이러한 책이라면 괜찮다. 그래서 우린 다양한 책을 읽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생각이 바뀌고 실천에 옮길 수 있다면 책을 읽을 가치가 충분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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