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자기 여행 : 규슈 7대 조선 가마 편 일본 도자기 여행
조용준 지음 / 도도(도서출판)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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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의 전통을 지켜나가는 것조차도 언제 명맥이 끊어져버릴까 조마조마한 반면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에선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중 잡아간 도자기 장인들이 그 지역에 뿌리를 두고 도자기 가마를 굽기 시작했는데 400여년이 넘도록 대를 이어가며 계승 발전시켜 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이삼평이란 분인데 일본의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마을에 '도조 이삼평비'를 세웠다. 지역 축제는 활발해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던 것이다. 우리가 자랑스럽게 말하는 백자나 고려청자는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다. 그나마 이천에서는 매년 가을마다 이천도자기축제를 열어 많은 관객들이 찾는 지역축제가 되었다. 직접 도자체험도 해보고 세라피아에선 도공들이 가마에서 굽는 걸 직접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유럽에 이어 우리의 도자기와 깊은 연관이 있는 일본 규슈 7대 조선가마를 여행한 저자의 충실한 탐사는 부러움 내지 꾸준히 이어오지 못한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일본 문화가 부흥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을 따지고보면 도자기 기술의 전파와 보급에 있을 것이다. 고급 문화 중 하나인 도자기를 생산하는 가마가 생겨나면서 문명이 꽃피웠다고 생각한다. 전작에 이어 읽게 된 <일본 도지가 여행>도 책을 읽을 맛이 나도록 재미나게 쓰여져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남원 여행갈 때 춘향테마파크에서 한 전시관에서 보던 도자기가 불현듯 떠올랐다. 이삼평과 마찬가지로 15대 심수관까지 이어온 도자기 명인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자연스럽게 일본으로 도자기 기술을 알린 것이 아니라 전쟁 중에 강제로 도자기 명인을 잡아들여 일본으로 끌고 갔다. 세계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도적질인 것은 분명하다.


일본 도자기 여행을 한다는 건 반대로 우리의 도자기 기술이 얼마나 뛰어난 지 역설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우리 선조들이 대를 이어오면서 만든 작품들이다. 찻사발 하나에 성 한 채를 살 수 있다고 하는데 일본에서 도자기가 차지하는 위치가 상당히 높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 후손들이 타지에서 만든 훌륭한 도자기들을 볼 수 있었고, 남의 것을 약탈해갔으면서 마치 자신들의 전통인냥 탈바꿈시켜 자랑스레 축제를 벌이는 걸 보면 명맥을 이어가서 고맙다고 해야할 지 아니면 부끄러움도 없는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애초에 자신들의 고유 전통이나 기술이 아니었기에 이질감이 더욱 큰 것 같다. 도자기가 일본에 미친 영향은 커서 메이지유신으로 자본을 축적하고 아시아 침략을 위한 발판이 된 것을 보면 역사의 아이러니는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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