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나답게 - 인생은 느슨하게 매일은 성실하게
한수희 지음 / 인디고(글담)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보라색 표지에 드문드문 박힌 별 사이에 뜬 대보름달. 인생은 느슨하게 매일은 성실하게라는 부재와 온전히 나답게라는 제목이 매우 감성적이다. 반드시 이렇게 해야한다는 것에 강박적인 거부감을 갖고 있다. 세상은 흑과 백으로 설명될 수 없는데도 모든 일에 정답이라도 정해져 있다는 듯 두루뭉실한 걸 우유부단하다는 걸로 받아들인다. 이럴 수도 있고 또 저럴 수도 있으며 오늘 생각과 내일 생각이 다를 수도 있는데 확실하게 자신이 원하는 정답을 기대한다. 살아가다보니 내 취향을 알게 되었고 많은 일들을 맞닥뜨리다보니 좋아하는 일과 싫어하는 일이 무엇인지 기준을 맞춰가는 것 같다. 이것이 아니면 안될만큼 뚜렷한 취향과 중독을 고백하는 사람들이 신기했다. 마치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한 사람들처럼 내 상식에선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세상에는 너무나도 많다. 


무미건조하게 흐르는 삶이지만 그런 단조로운 가운데서도 사람마다 가진 삶의 방식과 추구하는 가치관이 다 다르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동네가 되고 조직이 되며 사회와 국가가 이뤄지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어디까지나 저자의 일상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이다. 프롤로그에 나오는 "내면적인 것은 여전히, 그리고 항상 사회적이다. 왜냐하면 하나의 순수한 자아에 타인들, 법, 역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는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에 나오는 글이다. 개인의 글은 곧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이걸 책으로 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사소하고 소소한 개인적인 일상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타인의 삶을 늘 궁금해하듯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하찮은 오늘이 쌓여서 내일의 내 인생의 조각이 맞춰지듯 온전히 나답게 산다는 건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아닐까? 매일 성실하게 살지만 인생은 여유를 갖고 천천히 걸어도 충분한 그런 삶이고 싶다. 강요와 압박에 의한 삶을 살아가지 말고 천천히 걸어가도 될 것 같다. 어제 잡은 기회를 오늘 누리고 내일은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 지 기대하는 삶이 멋지지 않을까? 나답게 사는 삶은 어떤 삶일까?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남과 비교하며 자괴감에 빠져드는 삶보다는 오늘 주어진 삶에 만족하며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는 평범한 삶에 정말 목말라 있는 것은 아닌지. 언제쯤이면 소소한 일상 속에서 행복감을 느낄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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