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사진으로 말하다
현경미 지음 / 도래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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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없는 내겐 익숙함이 아닌 생소함으로 다가왔다. 몇 번 예능과 다큐멘터리에서 다뤄온 곳이지만 내가 아는 것은 어느 정도일까? 카레와 요가, 발리우드 영화, 카스트 제도, 타지마할 그리고 수많은 신을 섬기는 나라 정도일만큼 아는 것이 별로 없다. 몇 년전 인도카레를 좋아하는 친구를 따라 처음으로 인도요리 전문점이 간 적이 있다.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인도 주방장이 만든 현지 스타일의 난과 커리, 라씨를 먹으면서 입맛에도 맞고 건강식으로도 좋을 것 같았다. 중국 다음으로 인구수가 많은 나라이며 GDP 세계7위의 경제 대국이다. 힌두교를 주교로 삼으며 철저하게 라마단을 지키는 곳이기도 하다.


<인도, 사진으로 말하다>는 낯선 나라의 신비한 성전과 크리슈나를 모시는 곳으로 다가왔다. 이 책은 저자가 힌두사원 프로젝트로 인도 곳곳을 여행 다니면서 찍은 사진을 모아 발췌한 책이다. 사진에세이가 적절할 것 같은데 판형은 크고 양장본이라 꽤 소장가치도 높은 책이다. 요즘처럼 흔한 DSLR이 아닌 어렵게 중고로 구입했다는 핫셀블라드 503CWD 수동카메라로 찍었기에 정교한 촬영기술이 요구되었다. DSLR처럼 순간을 빠르게 찍을 수도 없고 열악한 환경에서 건져낸 사진만을 담았기에 하나하나 값진 결과물의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내겐 인도 사람들의 일상과 생활이 궁금했고 아름답게 쌓아올린 건축물이나 관광지의 풍경을 기대했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계급이 정해지는 카스트 제도 아래 살기 때문에 삶은 극과 극으로 나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작은 배려와 관심에도 초롱초롱한 눈망울과 환한 웃음을 지으면서 고마워하는 그들의 순수함이 인도에 빠져들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처음 겪는 일에 대한 불편함과 전혀 다른 문화에 뛰어들어 여행을 한다는 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일까? 관광지가 아닌 여행객이 잘 가지 않는 곳으로 발길을 옮긴 저자가 거진 사진은 강렬하고 정직했다.


이 책으로 조금이나마 인도 사람들을 알 수 있었고 내가 직접 가보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생활을 엿볼 기회가 되었다. 특히나 마음에 들었던 건 로디 가든의 대나무 같은 대자연의 아름다움이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고 문명에 길들여지지 않은 자연의 순수함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 같다. 가끔 마음이 정리되지 않을 때 순리에 순응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인도 사람들의 긍정심과 매우 이국적인 풍경들이 인도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면 직접 겪고 마주칠 경험이 될 것이다. 사진 속 인도에 흠뻑 빠져들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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