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끝내는 책쓰기 특강 - 책을 펴내 억대 수입의 1인 기업가가 된 임원화의
임원화 지음 / 추월차선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이 줄곧 강조하는 건 전문가로 인정받고 수입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길은 무조건 내 이름으로 책을 펴내는 것이라는 점이다. 일단 책을 낸 이후 강연, 코칭, 컨설팅, 세미나, 칼럼 기고 등으로 수입을 더욱 늘릴 수가 있다. 통장으로 들어오는 인세는 보너스 개념이라 생각한다고 한다. 이 책을 기획한 김태광 씨의 다른 책에서 했던 방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대부분 같은 맥락의 책이고 그 얘기가 그 얘기인 내용이다. 자기계발서의 가장 큰 맹점은 내 성공스토리를 일반화시켜서 나처럼 하면 모두 그렇게 될 수 있다는 맹신이다. 책을 많이 읽고 서평을 쓰는 사람들은 관련 카페나 블로그 활동하다보면 필력이 좋은 사람을 대번에 알게 된다. 그런 사람들도 책쓰기 학교에서 본격적으로 글쓰기가 아닌 책쓰기로 이런 독서, 책쓰기 책을 내면 성공이 보장되는걸까? 사실 더 심화된 부분과 누구나 알 법한 이야기보다는 오히려 본인이 준비한 과정을 실었으면 설득력을 얻었을 것이다.


책쓰기 특강이라고 하지만 대부분 김태광 씨의 책이나 유사한 다른 책에서도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이다. 몇 페이지 안되는 것으로 독자들을 이해시키고 바로 써먹을 수 있을까? 서점이나 도서관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책들이 있으며, 신간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책 홍수 속에서 좋은 책을 만나기는 더 어려워진 것 같다. 그냥 단순하게 책만 쓰면 억대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달콤한 말보다는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같은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따끔한 충고와 비법을 소개하는 책은 없을까? 독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만 쓴다고 좋은 책이 되는 건 아니다. 성공담 보단 실패담이 더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누구나 성공을 꿈꾸고 내 삶이 행복해졌으면 한다. 전문가로 인정받기 위해 책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닌 전문성을 책 한 권에 혼신의 힘을 다해 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아직 설명해주지 않은 것들이 있다. 무조건 책을 펴내면 강연부터 칼럼 기고가 저절로 따라오는 걸까? 분명 계기가 있을 것이고 강연을 할 때마다 앵무새처럼 같은 내용을 반복할 수도 없지 않을까? 서민 교수의 <서민적 글쓰기>가 신선했던 점은 자신의 흑역사를 가감없이 털어놓았다는 점이다. 성공신화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었고, 글쓰기가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라는 점을 각인시켰기 때문이다. 대전재는 알겠는데 고기를 낚는 어부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줄 수는 없었을까? 가령 인세는 어느 정도 수준으로 받으며, 실질적으로 몇 쇄를 인쇄해서 몇 부를 팔아야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는지는 쏙 빠져있다. 인세를 저작권료나 연금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출판시장이 호황이라면 무슨 걱정을 하겠는가? 모든 사람이 저자와 같은 루트를 밟으면 다 그렇게 되는 것인지, 함량 미달인 책도 나오는 상황에서 엇비슷한 내용에 책값도 인문학 서적에 버금갈 정도다. 


저자는 분당서울대병원 내과계 중화자실에서 4년 반을 간호사로 근무한 경력이 전부지만 책 쓰기로 인생 제2막을 연 경험을 가진 사람이다. 책 쓰기의 필요성은 이제 알겠다. 애초에 동기부여를 일으킬 목적이었다면 굳이 특강 형태가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로만 채워도 충분했을 듯 싶다. 300페이지가 되지 않더라도 더 깊이감 있는 책을 내면 된다. 독자들을 감동시키고 어디서든 들을 수 있는 뻔한 말이 아닌 좀 더 솔직하고 책쓰기 과정을 준비하거나 생각하는 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이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안타까움도 갖고 있다. 왜 책쓰기나 독서 관련 책들이 넘쳐나는 지를 유심히 보면 알 듯 싶다. 일반 독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건 당위성 보다는 가치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이다. 많은 책을 출간하는 것보다 단 한 권의 책을 내더라도 부끄럽지 않을 내용을 담은 책을 펴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