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7년 1
정찬주 지음 / 작가정신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역사소설에서 사투리가 이렇게 찰지게 들어간 책은 처음 만나본다. 서로 나누는 대화들이 구수하고 정감있게 들렸다. 2003년에 개봉한 영화 <황산벌>도 서로 사투리를 쓰면서 전투를 벌이는 모습이 겹치기도 했다. 이순신 장군은 늘 근엄하고 위엄있는 모습을 쉽게 연상할 수 있는데 충청도 사투리로 대화나누는 장면이 왠지 모르게 낯설다. 되려 친근감이 생기고 이웃집 아저씨 같아 보였다. <이순신의 7년>은 전라 좌수사로 부임한 이후부터 임진왜란 7년까지의 과정들을 소설 형식으로 쓴 책이다. 등장인물들의 인간미 넘치고 생생한 현장을 느낄 수 있을 듯 싶다. 임진왜란은 류성룡의 <징비록>과 이순신의 <난중일기>로 전후 사정을 알겠지만 그 현장에서 맞닥뜨려야 하는 수군과 민초들의 모습은 온전히 전혀지지 않았다. 이렇게 사투리를 쓰는 모습은 다시 임진왜란 발발 전후의 시대로 시간을 되돌려 놓는다.


<이순신의 7년>을 읽다보면 박만덕의 상갓집에 친히 찾아가 쌀과 고기를 베풀고 상주인 박만덕에게 맞절하며 위로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비록 아랫사람이지만 사람을 얼마나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는 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다. 1권은 아직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전의 상황을 그리고 있다. 비밀리에 거북선을 건조하고 화살에 정성을 기울이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왜군이 침략하리라는 것을 예측한 듯 보인다. 이순신은 거북선이야말로 왜군을 격파하는 최고의 비밀병기로 믿었고, 초반에 판옥선으로 싸우다 중반에 거북선을 투입시키는 지략을 갖고 있었다. 왜적들과 해전을 벌이면서 이순신이 장군이 내리는 작전과 전투 장면은 더욱 이 책의 흥미를 끌어올릴 것이다. 사극에서 미쳐 담지 못한 전투 장면과 독자들의 상상력이 더해져서 아마 흥미진진하게 읽어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할 듯 싶다.


2권부터 본격적으로 임진왜란이 시작되는데 거북선의 투입으로 해전에서만큼은 승승장구하는 이순신 진영의 전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전반적인 군사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연전연승을 거둔다. 이 책을 계속 읽다보면 마치 사극 드라마를 보는 듯 싶다. 그것도 아주 잘 만들어진 드라마다. 각각 인물들마다 심리묘사가 탁월하고 전장 상황도 생동감이 넘친다. 사투리가 그 역할을 탁월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만약 사투리가 안 들어갔다면 굉장히 어색했을 듯 싶다.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사람인데 표준말을 또박또박 쓴다면 왠지 안 맞아보인다. 그들의 지역 사투리가 가감없이 들어가서 완성도가 높아진 역사소설로 앞으로 이어질 3권, 4권이 더 기대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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