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네치를 위하여 - 제2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조남주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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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를 대표하는 체조 선수인 나디아 코마네치와 닮은 고마니가 주인공인 책이다. 크지 않지만 채소 가게를 운영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 외동딸로 태어난 고마니는 어머니의 큰 결심으로 에어로빅 학원에 수강하며 체조를 1년간 배운다. 어려운 형편이지만 전학가서도 체조부에 들러 꿈을 키우는데 생애 가장 큰 도전이었던 것이다. 현실은 가혹했고 달라진 것은 없다. 10년간 다닌 회사에서 퇴사를 당해 한순간 백조가 되버린 고마니. 집안 형편이 어려워 자신이 번 월급 대부분이 생활비로 쓰여 마땅히 저축한 돈이 별로 없다. <고마네치를 위하여>를 읽다보면 동시대를 겪어온 사람만의 동질감과 추억에 가슴이 아린다. 


큰 반전도 없지만 주변 보통 사람들의 비슷비슷한 일상과 삶이 담겨있다. 표지를 보면 어두운 밤에 가로등 비취는 계단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인 한 여자의 모습에서 느낄 수 있듯 고마니에게 지워진 짐과 외로움의 무게가 잘 표현되어 있다. 요즘은 3포세대, N포세대라는 말이 유행일 만큼 고마니는 그 세대 사람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평범하게 살아왔지만 어느덧 삼십대 중반이 되었고, 뚜렷한 기술도 없고 저축한 돈도 바닥이다. 남자친구도 없으니 결혼도 꿈꿀 수 없는데다 실직한 상태다. 다행히 퇴직금은 받았고 몸과 정신은 건강하다. 한 때는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히 직장생활하며 친구들로부터 우월감을 느끼기도 했다. 


어떻게보면 스스로의 꿈을 위해 체조를 한 것도 아니고 특별히 재능도 없었다. 그래도 그 당시 어려운 형편임에도 체조를 배울 수 있다는 건 고마니에겐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되었다. 운동은 국가대표를 목표로 치열한 경쟁과 뒷바라지가 필요한데 왜 무리하게 체조를 하게 된 것일까? 전학 간 체조부 선수들의 락커나 이름에서 보듯 뒷바라지를 할 수 있을만큼 제법 잘 사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다. 어쩌면 유일하게 꿈을 키울 수 있었던 그 시절을 회상하며 현재의 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교차방식으로 글을 쓴 것은 아닐까? 과거와 오늘의 나는 같을 수 없다. 그래도 엇나가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할 일을 다한 고마니는 우리의 흔한 주변 사람일지도 모른다.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은 오늘을 사는 내가 있고 불안하고 두렵지만 어떻게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다. 고마니는 원하는 행복을 찾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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