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 스트링
미치 앨봄 지음, 윤정숙 옮김 / arte(아르테)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치 앨봄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보다 <도르와 함께한 인생여행>에서 먼저 만났다. 그의 책은 우화를 읽듯 가독성이 뛰어나서 한 순간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지녔다. 3년이 지나 만난 그의 신작 <매직 스트링>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전에 읽었던 책보단 훨씬 두꺼운 장편소설이지만 음악이란 키워드 하나로 전설적인 한 기타리스트의 인생을 마치 생생한 다큐멘터리를 그리듯 그 시대로 되돌아간 듯 싶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있었고 음악과 밴드의 낭만이 존재하던 시절로 6부에 걸쳐 그려내고 있다. 프랭키 프레스토에 대해 알려진 것도 알고 검색도 되지 않아서 자세히 알기는 힘들었다. 이 책에 따르면 스페인 고아출신의 프랭키 프레스토는 훗날 미국에서 전설적인 기타리스트로 추앙받기에 이르는데 무대 공연을 하던 중 돌연사하게 되고, 그의 고국인 스페인으로 이장되어 성대하게 장례식을 치르기까지의 일대기를 담았다. <매직 스트링>은 마치 마법처럼 신들린 연주를 하는 프랭키 프레스토의 기타 솜씨를 표현한 듯 싶다. 소설 속에는 기타에 온 몸을 실은 그의 열정과 음악에 빠진 삶이 잘 그려져 있다.


이 책이 가진 색다른 즐거움 중 하나는 프랭키와 관련된 사람 혹은 음악인을 인터뷰 형식으로 프랭키 프레스토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는지에 대해 소개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가 중간중간 들어가 있어서 잠시 한 템포 쉬어가는 느낌도 든다. 아마 긴 호흡의 소설에 주는 다양성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의 삶은 생각보다 고달프고 사회인식 부재로 탄압이나 제재를 많이 받았었다. 그들은 그런 스트레스를 약물로 해소하려다보니 의존적으로 바뀌게 되고 약물중독에 빠지는 현상들에 대한 심리적인 묘사가 잘 표현되었다. 뮤지션들이 대마초나 마리화나를 피우면서 현실의 고단함과 억누르는 감정을 잠시 벗어나고픈 마음에 그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아니었을까? 이 책을 통해 음악가의 인생을 역추적하며 그 시대의 문화나 음악사가 깃들여져 있어서 꽤나 흥미로웠다. 어떻게 보면 프랭키 프레스토는 기타에 자신의 모든 인생을 걸었고 평생을 음악과 함께 걸어온 인물이다. 또한 오로라 앞에서 평범한 남자이자 남편일 뿐이다.


아티스트의 삶은 무대 위에서 보여지는 화려함보다는 현실적인 생활이 더 마음에 와 닿았다. 미국이라는 넓은 땅에서 오로지 유명해질 기회를 얻기 위해 여러 무대를 전전하는 모습이나 직접 밴드를 가르치는 모습 등 어쩌면 미치 앨봄의 <매직 스트링>을 읽으며 더 인간적으로 다가오게 된 것은 아닐까? 어디서든 그가 남긴 엄청난 기타연주를 직접 들을 기회나 남겨진 것을 찾아볼 수는 없지만 분명 그와 가까이 있었던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재능을 꽃피웠던 한 아티스트의 불꽃같은 삶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듯 싶다. 아티스트 중에 짧은 생을 살다간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많은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