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개정증보판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국가나 종교, 이념을 넘어 지구촌을 함께 살아가는 세계시민으로서 던질 중요한 질문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이다. 장 지글러는 유엔 식량특별조사관으로 역임하는 동안 세계 곳곳을 누비며 각 나라의 실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고 그 사실을 <탐욕의 시대>, <왜 세계의 절반을 굶주리는가?>라는 책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세계를 넓은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었던 대표적인 책으로 뽑고 있다. 기아의 문제는 환경, 정부부패, 내전과 같은 내부적인 요인부터 시카고상품거래소 시세, 곡물시장 가격, 국가 이해관계 등 외부적인 요인까지 매우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있다. 인도적인 차원에서 WFP, FAO와 같은 단체들이 지원하는데도 한계가 존재한다. 쉽게 남아도는 식량을 지원해주면 해결되는 것이 아니겠느냐로 간단하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반군이 수송 비행기를 격추시키기도 하고 주요 항구를 봉쇄하는 조치들은 지원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지원금을 마련하려면 희망 섞인 전망과 이해관계에 맞춰야 하는 부분들이 있기 떄문에 녹록치 않은 것 같다.


북아프리카, 중동, 아시아(북한, 중동, 티벳, 몽고), 남아메리카 같은 지역은 물 부족으로 인해 농사를 짓기 어려운 환경이거나 빈곤 국가이기에 정부의 지원을 충분히 받기 힘든 곳이다. 소말리아나 에티오피아, 북한은 그 대표적인 예인데 정부의 부정부패나 내전은 국민들을 더더욱 힘들게 만든다. 농사를 지어 식량을 확보해야 하지만 이와 같은 나라에서는 폐쇄적이고 통제되어 있기 때문에 그마저도 자유롭지 못하다. 간단한 치료제조차 부족하기 때문에 선별해야 하는데 그 죽음을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하는 부모의 심정은 어떤가. NGO 단체에서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헌신적인 봉사를 하는 것으로 안다. 그분들 덕분에 혜택을 받는 지역을 보면 감사할 뿐이다. 한 쪽은 먹을 것으로 넘쳐나는데 다른 쪽은 먹을 것이 먹어 기아에 허덕이니 기막힐 노릇이다. 옥수수나 감자는 소들을 키우기 위해 먹이는 사료로 쓰이고 하루 일당 몇 천원을 벌기 위해 뼈빠지게 일하는 제3세계 노동자들이 있다. 가난이 정말 그들의 문제인 것일까? 지리적인 요인과 역사관계도 중요하게 작용했을 것이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는 아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복잡하게 얽힌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가는 방식이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표지 속의 아이처럼 기아와 가난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많다. 그 아이들이 어떤 환경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지 우리는 가끔 뉴스나 다큐멘터리, 탐사보도 방송을 통해서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적어도 우리가 사는 땅 밖에서는 열악한 환경과 식량 부족, 충분치 못한 의료시설로 인해 미래에 대한 꿈도 채 펴보지 못하고 짧은 생을 마감해야 하는 아이들이 있다. 한국은 이제 먹고 사는 문제로 인해 굶어죽는 사람은 없다. 설마 그런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질병과 가난, 기아가 얼마나 무서운 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장 지글러의 책을 읽으면서 지구는 풍요롭고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지구 온난화와 기상이변, 사막화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이 책은 세계시민으로 사는 사람으로서 관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아직 우리가 모르는 숨겨진 진실과 인간의 탐욕은 많은 사람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쯤이면 그들에게 충분한 식량과 의료를 지원해줄 수 있을까? 아직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대해 해결점을 찾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