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의 힘 - 모두가 따르는 틀에 답이 있다
미타 노리후사 지음, 강석무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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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또 하나의 의문점을 남긴 책이 되었다. <꼴찌, 동경대 가다!>의 저자인 미타 노리후사는 평범한 틀에 따르는 것이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틀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 틀은 기본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고 일종의 규칙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옳고 그르다 이전에 생존력을 키울려면 남들과의 차별성과 개성이 필요한 시대에 평범함으로 승부를 걸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다. 무색무취의 평범함은 자기 주도적인 삶 대신 타인에 의해 지배받고 그 틀에 따라 사는 의존적 삶인데 요즘과 같은 시대에 역행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법이나 도덕처럼 서로 간에 지켜야 할 규칙과 예의범절은 필요하다. 다만 개성은 개인 고유의 것이다. 남들이 지니지 않은 오리지널리티이며,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일 것이다. 예술, 음악, 미술 영역은 더더욱 그런 면을 강조하고 있다. 만화가나 웹툰 작가의 작품이나 그림체가 평범하다면 세상으로부터 주목받을 수 있을까? 저자는 그림은 현실적 타협을 봤다고 하지만 스토리는 독특했기에 독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인기 작가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다. 남들과 똑같이 평범했다면 그냥 그런 작가로 남아있지 않았을까?


주입식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여서 일종의 거부반응이 있다. 토론문화가 자생하지 않은 요인 중 대부분은 학교에서 받은 주입식 교육의 폐해다. 저자는 수직사회만의 장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개인주의는 책임지지 않고 나몰라라 한다는 것으로 단정짓는다. 우리 조직 문화는 군대 문화를 그대로 계승해서 수직서열화가 일반적이다. 그 틀에서 창의적인 뭔가를 발휘해야 한다. 모순점이나 일방적인 생각이 드는 건 만화가는 창의적인 직업으로 분류된다. 즉, 일반 회사처럼 틀에 갇혀 일하기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한 개인주의는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사람들에게나 해당되는 말이다. 오히려 프로의식을 가진 사람은 책임감이 강하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완벽하게 끝내려는 성향이 강하다. 즉, 사람마다 가진 고유의 특성은 억지로 통제한다고해서 없어지는 본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저자의 주장 중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다. 막연하게 꿈을 가지라며 환상을 심어준다거나 성공한 사람의 루트를 쫓아 모방하다보면 성공 방식을 익힐 수 있다는 점은 좋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허황된 꿈을 쫓는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보다는 일반적인 경로를 따라가면서 안정적인 기반을 닦는 것이 좋을 수 있다. 개성과 꿈을 가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오히려 자신만의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젊은이를 만드는지도 모른다. 저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모두 수용하는 건 아니다.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듯 기본 원칙을 충실히 지키면서 틀을 만들어 나가는 대전재는 존재하지만 뭔가 구체적인 내용이나 현실적인 부분은 쏙 빼놓은 느낌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어디서든 규칙과 매뉴얼이 존재한다. 만일 그 원칙이 무너지면 무질서한 공간 속에 서로 뒤엉켜 혼란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틀에 갇힌 무색무취의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다. 늘 의문점을 제기하고 자유롭게 살기 원하는 창의적인 존재이다. 야근하지 않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일하는 방향으로 바꿨다고 하는데 억지로 맞추기 보단 상황에 맞게 처신해야 할 것 같다.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 책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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