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의 거울, 키루스의 교육 - 아포리아 시대의 인문학 - 그리스 군주의 거울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각자도생'은 우리들이 사는 시대를 함축하는 키워드다. 리더의 부재를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믿고 따를 수 있는 존경받을 지도자가 없다. 아포리아 시대의 군중들은 갈 길을 잃었다. 참된 리더 대신 금전욕과 권력욕에 눈먼 리더들만 봐왔다. 그들의 말로는 좋지 못했고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故 김수환 추기경, 故 신영복 선생님, 故 법정 스님 같은 리더는 이제 없다. 우리가 뉴스 본 각계 리더들은 함량미달이었다. 모르쇠로 일관하고 거짓말과 책임 떠넘기기는 주특기가 되었다. 이 시대에 정의는 존재하기는 할까? 어둑한 밤하늘의 텅빈 공허함처럼 희망이 느끼지지 않는다. 믿었던 사람으로부터의 배신은 훨씬 크다. 우리는 진실을 호도하는 자들을 경계해야 한다. 감상근 교수의 <군주의 거울 : 키루스의 교육>은 2014년 인문학 특강과 강연, 기고문에 실린 내용을 단행본 형식으로 수정·보완을 거쳐 나온 책이다. 책의 구성은 1부 아포리아 시대의 기록, 2부 아포리아 시대, 리더의 공부로 나뉘었다. 1부는 다시 헤로도토스의 <역사>,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플라톤의 <국가>, 크세노폰의 <키루스의 교육>을 되짚어 보면서 리더가 갖춰야 할 미덕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


매우 흥미로운 주제들이다. 고대 그리스의 고전은 인간군상과 시대상을 정밀하게 기록하였기에 수천년이 지난 작금의 시대에도 반면교사로 삼을만한 대목들이 많다. 아테네와 페르시아의 전쟁을 기록한 최초의 역사서인 <역사>는 세 명의 지도자가 등장한다. 리디아의 크로이소스, 페르시아의 크세르크세스, 아네테의 테미스토클레스다. 궁전을 황금으로 도배할만한 위세가 대단했던 크로이소스에게 그리스의 현자인 솔론이 오게 되었는데 행복의 기준은 물질 보다는 다른 데 있다고 말한다. "큰 부자라도 운이 좋아 제가 가진 부를 생을 마감할 때까지 즐기지 못한다면 그날그날 살아가는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 할 수 없기 때문이옵니다. ... 누군가 죽기 전에는 그를 행복하다 부르지 마시고, 운이 좋았다고 하소서." 정말 명문이 아닐 수 없다. 부에 집착하기 보다는 가진 것에 만족하며 보내는 사람이 진정 행복하다는 것이다. 결국 자만한 크로이소스의 리디아 수도를 페르시아의 건국자인 키루스 대왕이 함락시켜 버린다. 페르시아의 크세르크세스는 500만 대군을 일으켜 그리스를 점령하려고 전쟁을 일으켰지만 살라미스 해전에서 크게 패하고 패퇴한다. 어리석은 군주의 대표격인데 막강한 부와 군사력만 믿고 전쟁을 일으키다 수많은 병사들의 목숨만 허무하게 잃게 된 것이다. 테미스토클레스는 페르시아에 승리한 영웅이지만 실망스럽게도 재물 욕심이 많아 돈을 사적으로 갈취하고 조국을 배신해 페르시아로 전향한 변절자로 추락하고 만다.


대표적으로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들었지만 우린 동·서양을 막론하고 무지한 군주와 현명한 군주들의 예를 많이 들어왔다. 우리가 역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리더로서의 자격은 무엇이며, 탐욕은 모든 걸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키루스의 교육>을 읽어 올바른 교양을 쌓은 리더가 되어야 한다. 천박한 권력을 휘두를 것이 아니라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과 현명한 판단, 지도력이 필요한 때다. 특히 리더일수록 역사서를 많이 읽어야 한다. 군주의 거울에서는 "성적인 절제, 친절함, 예의 바름, 관후함"의 모범을 따라한다고 한다. 키루스 대왕을 통해 현명한 지도자의 덕목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리더의 부재가 심각한 이 시대에 고대 그리스 고전이 갖는 의미는 위기 속에서 빛이 되어줄 리더를 기다리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아포리아 시대의 그리스를 닮은 우리나라에게 빛이 되어줄 양질의 책이 나왔다. 가독성이 좋다는 건 두말할 나위없고 올컬러 사진이 삽입되어서 흥미롭게 읽을만한 인문교양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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